국산 만화영화 "새 장" 연다

 2000년 새 밀레니엄을 환히 빛낼 만화영화 두편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필름앤웍스양철집(대표 김문생)이 제작중인 「원더풀 데이즈」와 단편 독립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이성강 감독과 씨즈(대표 조성원)가 준비중인 「마리 이야기」가 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으면서 스크린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고 있다.

 「아마겟돈」 「블루시걸」 「철인사천왕」 등 순수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극장 흥행성적은 말그대로 쓴 맛일 정도. 흥행 참패의 원인은 「극장배급」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두 프로젝트는 반면교사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애니메이션이라는 흥행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사전 판매와 통합 마케팅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캐릭터와 시나리오, 콘티는 몇차례의 수정과 검증을 거쳤다. 제작비 일부를 사전에 조성해 놓았음은 물론이다. 기획단계에서부터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원더풀 데이즈」를 보면 예전에 발표된 장편영화들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다는 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1세기 환경오염과 자연의 정화, 그리고 구원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작품 「원더풀…」는 작품기획 초기단계부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영화진흥위원회 등으로부터 3억5000만원에 달하는 융자를 받아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필름마켓에서 대만 CMC그룹으로부터 약 30만달러에 달하는 판매계약을 맺었고 프랑스 카날플러스, 그리고 일본 유명 배급사 등과도 배급계약을 추진중이다.

 이에 힘입어 현재 「원더풀…」는 캐릭터 수정작업 및 막바지 콘티작업이 진행중이다. 12월에는 메인 프로덕션에 들어가 빠르면 2000년 겨울이면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준비중인 장편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는 미래사회의 인간소외문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극복하는 팬터지 드라마.

 이 작품은 현재 막바지 프리프로덕션 작업을 진행중이다. 씨즈는 12월부터 본작업에 착수할 계획인데, 사전 마케팅 차원에서 음반 및 아동서적, 캐릭터상품 등 부가상품 개발을 추진중이다. 이는 기존 장편 만화영화들이 대극장에 제대로 걸려보지도 못하고 사장된 데 대한 「대비책」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다양한 부가상품이 오히려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같은 사업을 준비중이라고 이 회사는 밝히고 있다.

 이 두 작품이 또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기존 셀방식의 제작에서 탈피, 2차원 캐릭터와 3차원 배경을 이용, 극영화 전체를 모두 디지털방식으로 제작하기로 한 것. 또 관행처럼 돼있는 하청 위주의 국내 애니메이션업계의 관행을 깨고 기획-마케팅-제작-후반부 작업 등을 모두 그들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밝혀 신선함을 던져주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