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마쓰시타 미야자키 기술부장

 『신제품의 아이디어는 고객이 줍니다. 마쓰시타 밥솥에 채용된 기능은 대부분 고객상담센터를 통해 한달에 2000여건씩 쏟아지는 고객의 소리를 받아들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것을 실제 제품으로 만드는 데 시간이 좀 걸릴 뿐이죠.』

 일본 마쓰시타의 밥솥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미야자키 오사무 기술부장(45)이 최근 IH밥솥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다. 무엇보다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미야자키 부장은 오늘의 마쓰시타 밥솥사업부를 있게 한 주인공이다.

 『100인 100색인 고객의 입맛에서 최대공약수를 찾는 일이 가장 어렵지요. 결국 고객의 불만이 가장 적은 밥맛을 구현하려고 노력합니다.』

 마쓰시타 밥솥사업부는 최적의 밥맛을 실현하기 위해 5명의 「라이스 레이디」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식품영양학 등을 전공한 여성으로 오랫동안 밥맛에 관한 훈련을 거친 사람들이다. 이외에도 엄격한 테스트를 거친 18명의 라이스 레이디 보조요원이 활동하고 있다.

 『라이스 레이디가 되려면 맛에 아주 예민해야 합니다. 물컵에 아주 적은 양의 식초와 소금, 설탕 등을 첨가해 5가지 맛을 모두 맞춰야 선발될 수 있지요. 500명의 마쓰시타 밥솥사업부 정직원 중 모든 맛을 맞춘 사람은 8명에 불과했습니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밥솥이지만 신제품 개발에 매달려 있는 인원만 150명에 달한다고 이야기하는 미야자키 부장은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평균 3톤 정도의 밥을 짓는다』고 말한다. 특히 IH밥솥을 개발할 때에는 10톤 가량의 밥을 지었다는 설명이다.

 『전기밥솥 분야에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특히 마쓰시타가 주력하고 있는 IH밥솥의 보급률이 아직 낮아 성장잠재력이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미야자키 부장은 일본의 경우 밥솥 신규 수요의 50% 이상이 IH밥솥일 정도로 이용률이 높다며 『한국 시장도 곧 이같은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은 신규 수요의 9% 정도가 IH밥솥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수요는 매년 늘어나 오는 2002년에는 IH밥솥시장 규모가 전체 밥솥시장의 20%인 40만대 정도 될 것입니다. 마쓰시타는 2002년에는 한국 IH시장에서 10%를 차지할 계획입니다.』

 미야자키 부장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고 설명한다.

 『한국 사람들이 먹는 다양한 쌀을 가지고 밥짓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선보인 것이 최근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판매를 시작한 IH밥솥이지요. 한국인이 선호하는 「가마솥 코스」를 채용하고 밥물이 넘치지 않도록 압력을 적절히 조절해주는 것이 이 제품의 특징입니다.』

 「보온」과 「맛」이 밥솥의 생명이라는 미야자키 부장은 『앞으로 볶음과 찜 등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밥솥이 개발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보다 빨리 밥을 짓고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가볍게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한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