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뉴밀레니엄 비전" 선언 의미

 삼성전자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선언한 「뉴밀레니엄비전」은 한마디로 디지털사업을 통해 다가오는 새로운 밀레니엄시대를 준비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3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생존하는 기업이 15%에 불과한 현실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30년 동안 반도체를 통해 세계 일류업체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LCD·이동전화단말기 등의 호조는 물론 정보가전과 해외사업의 흑자전환을 바탕으로 매출 25조원(연결매출 30조원), 당기순이익 3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앞으로 다가오는 밀레니엄시대에도 반도체만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창립 3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삼성전자의 윤종용 사장이 『21세기는 사업별 상위 몇개 업체만 살아남는 무한경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브랜드력 등 남과 확실히 차별되는 핵심역량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라고 강조한 점에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읽을 수 있다.

 이같은 미래의 불안감은 전자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주도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면서 이같은 흐름에 합류하지 못한 기업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밀레니엄시대의 사업구조를 디지털로 가져가면서 「21세기 디지털 컨버전스 혁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꿈을 이번 뉴밀레니엄 비전에 담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3∼5위 업체만 살아남는 소위 3강의 법칙이 지배하는 디지털시대의 시장원리가 더없는 좋은 기회로 보고 디지털 융·복합화와 네트워크화에 맞춰 사업간 수평적·수직적 연결을 통한 밸류체인형 사업군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즉 반도체·LCD 등 핵심부품을 기반으로 △홈멀티미디어 △모바일 멀티미디어 △퍼스널 멀티미디어 등 4대 전략사업군을 집중 육성, 오는 2005년에 7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의지다.

 따라서 IMT2000·디지털TV·프린터 등 신규 전략산업에 투자를 집중, 조기에 이들 제품을 세계 일류제품으로 육성해 새로운 미래 성장기반으로 삼기로 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디지털로 승부를 걸면서 밀레니엄시대에 세계적인 종합전자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단기수익을 챙기는 상황에서 디지털 사업의 전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디지털 사업을 원활하게 펼치기 위해선 이 문제의 해결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하나는 삼성전자가 아직도 기술의 많은 부문을 해외 업체들에 의존, 연간 수천억원대의 기술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사업에서도 기술선진업체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선진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디지털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사업에 있어 삼성전자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보가전·정보통신·반도체 등 미래기회선점을 위한 핵심역량을 모두 보유한 유일업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업체들보다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가오는 새로운 밀레니엄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아날로그시대의 후발기업에서 탈출, 디지털로 대변되는 다가오는 새로운 밀레니엄시대에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인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