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가, 인터넷PC 판매 "횡포"

 목돈을 들여 PC를 구매하기 어려운 서민층을 위해 기획된 인터넷PC가 전자상가 일부 PC매장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

 30일 관련상가에 따르면 용산 등 전자상가내 조립PC업체는 물론 인터넷PC 공급업체 대리점들은 이윤이 적다는 이유로 인터넷PC를 신용카드로 구입할 경우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떠넘기거나 설치·배달비를 별도로 요구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PC 구입방법은 크게 우체국에서 적금을 가입하고 구입하는 방법과 인터넷PC 공급업체의 대리점에서 직접 구입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직접 제품을 보고 상세한 상담을 받기 위해 매장에서 구매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상가내 유통업체들은 이윤이 적다는 이유로 이미 정해진 인터넷PC 가격에 각종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초저가 PC보급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PC 공급업체인 H사의 용산 대리점에서는 인터넷PC를 구입하려는 고객에게 『카드로 결제하려면 4%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며 현금으로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또 인터넷PC를 취급하는 일부 조립PC 매장들도 『이것저것 다 제외하고 나면 판매이윤이 2만5000원밖에 안돼 배달·설치를 무료로 해주기는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며 배달·설치비 명목으로 2만5000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인터넷PC의 경우 세무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만큼 나중에 세금까지 제대로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어 별도의 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PC 공급업체들은 『배달·설치비가 모두 제품 가격에 포함돼 있어 소비자들에게 추가로 비용을 부담시켜서는 안된다』며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배달·설치비를 포함해 6만∼7만원의 이윤을 주고 있으므로 3만원 정도의 이윤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책적 차원에서 기획된 인터넷PC가 이처럼 유통시장에서의 냉대로 인해 확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소비자보호원을 비롯한 소비자관련 단체들이 용산 등 전자상가의 PC매장을 상대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