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880㎜냐, 730×920㎜냐.」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시장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니터용 TFT LCD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차세대 기판 유리 규격을 놓고 치열한 표준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LCD/PDP 전시회에서 4세대 TFT LCD용 기판 유리 규격으로 730×920㎜ 사이즈를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설비 투자가 진행중인 천안공장 TFT LCD 생산라인을 730×920㎜ 사이즈에 맞게 설치하고 있다.
반면 LG필립스LCD는 680×880㎜ 사이즈를 4세대 기판 규격으로 제안, 현재 설비 투자를 진행중이다.
이처럼 TFT LCD 양대회사가 4세대 기판 규격 표준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내년 이후 본격화될 모니터용 LC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주수요처인 세계 주요 컴퓨터 생산업체들을 조기에 끌어들여 시장 장악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이다.
양사는 특히 세계적으로 4세대 TFT LCD설비 투자를 가장 먼저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사가 제안한 기판 규격이 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향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자사가 제안한 730×920㎜ 사이즈가 17인치 모니터용 생산에 최대 효율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LG필립스LCD의 제안 사이즈인 680×880㎜ 기판 장당 4개의 17인치용 LCD를 생산할 수 있는 반면 730×920㎜로는 6개를 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판 사용효율도 64.7%에 불과한 680×880㎜에 비해 훨씬 높은 87.7%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 730×920㎜로의 표준화를 제안하고 있다.
반면 LG필립스LCD는 당분간 모니터용 LCD의 주력제품이 15.4인치가 될 것으로 전망, 680×880㎜ 규격의 효율성을 주장하고 있다.
15.4인치 모니터용 LCD를 생산할 경우, 680×880㎜나 730×920㎜ 기판 유리 모두 장당 6개의 LCD를 생산, 유리 활용률에서 훨씬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기판 사용효율이 71.5%인 730×920㎜에 비해 훨씬 앞선 79.2%라는 점을 내세워 680×880㎜ 사이즈의 표준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