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자산업 수출이 역대 최대치인 49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종전에 볼 수 없었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처럼 전자산업 수출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전자산업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3∼4배 급등하는 등 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동전화단말기·LCD·PC 등 전략적 상품의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자산업 수출은 지난 95년 435억 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처음 400억 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지난해에는 IMF의 여파로 386억 달러로 곤두박질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 들어 잇따른 호재로 인해 폭발적인 신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올해 초 전망했던 전체수출 목표치인 441억 달러보다 53억 달러가 늘어난 것으로 4·4분기의 상황에 따라서는 더 늘어날 여지도 있어 관심을 갖고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예상대로 전자산업 수출이 494억 달러를 달성하게 된다면 500억 달러를 불과 6억 달러 남겨놓는 것으로 전자수출 500억 달러 시대를 코앞에 두게 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올해 가장 큰 폭의 수출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이동전화단말기·PC 등이 포함된 산업용 전자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64% 늘어난 161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전자수출의 30.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지난해 23.8%에 비해 6.7%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산업용 전자 수출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은 우리나라 수출이 선진국 수출형태로 점차 고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반 전자부품도 컴퓨터 수요증가에 따른 LCD·CDT 등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올해 말까지 전년대비 24.6% 늘어난 8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사양산업으로 매년 마이너스 성장해온 가정용 전자도 모처럼 플러스로 반전해 전년대비 15% 늘어난 62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자산업 수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도 올해 말까지 전년대비 13.5% 증가한 19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23억 달러 늘어난 수치다.
지난 9월 말까지 전자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28.4% 늘어난 359억 달러에 달했으나 4·4분기 들어 증가폭이 약간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연간 전체 수출증가율은 27.8%가 될 전망이다.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9월 말까지의 수출현황을 보면 컴퓨터 본체가 11억1900만 달러로 전년대비 518.4% 증가를 보여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고 액정디바이스와 이동전화단말기, 에어컨도 각각 209.2%, 155.7%, 61.8% 증가, 전자 수출 증가를 주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진흥회 한 관계자는 『전자산업이 수출 1위 업종답게 우리나라 전체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나 이는 세계 전자시장의 호황에 힘입은 바 크다』며 『전자산업 수출증가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기술개발 자금의 금리를 4∼5%대로 인하하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