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컴포넌트 SW산업 새시대를 연다 (1)

컴포넌트 소프트웨어(SW)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정보통신부가 400억원 정도를 들여 컴포넌트 SW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이제까지 관련 SW와 요소기술 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연구기관, SW업체들도 이 분야가 향후 SW산업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잇따라 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와 함께 컴포넌트 SW 수요자에 해당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와 기업 정보시스템(IS)실에서도 전통적인 개발 방법론 일변도에서 탈피해 컴포넌트형 시스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국내에서도 컴포넌트 SW 분야가 SW 업계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21세기 SW산업의 혁명으로 불리는 컴포넌트 SW. 컴포넌트SW가 전세계 SW산업에 몰고 올 파장은 무엇이며 이를 위해 SW업계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국내 컴포넌트 SW산업 현황과 전망을 6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프롤로그

 지난 7월 정보통신부는 2002년까지 향후 3년 동안 413억원을 투입, 3000개의 응용 컴포넌트를 발굴하는 등 컴포넌트 SW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산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컴포넌트 SW분야에 무정책으로 일관했던 정통부의 이같은 발표는 인식 미흡과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각개약진해온 국내 연구기관과 SW업체들에 컴포넌트 SW 개발 의욕을 크게 고취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 발표가 나간 이후 30∼40개에 이르는 SW, SI 업체들이 컴포넌트형 SW 개발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아예 컴포넌트 전문 SW업체를 표방한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컴포넌트 SW의 초기단계인 모듈형 SW를 판매하는 업체도 이전에 비해 늘고 있으며 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민간기업의 컴포넌트 컨소시엄 구성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대로 나간다면 앞으로 1∼2년 사이에 컴포넌트 SW 개발업체 수가 더욱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완결된 형태의 컴포넌트 솔루션이 다양하게 쏟아지고 컴포넌트 SW 유통만을 전담하는 업체가 출현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야말로 국내에서도 컴포넌트 SW산업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하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의 이러한 움직임은 결코 이른 것이 아니다. 미국·일본·유럽 국가들은 몇년 전부터 컴포넌트 SW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관련정책을 만들고 유수의 연구기관과 굴지의 정보기술(IT) 관련기업들이 SW를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등 이미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SW업계가 컴포넌트 SW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분야가 기존 SW업계의 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컴포넌트 SW는 SW를 이제까지처럼 설계·구현·테스트하는 개발과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레고블록처럼 조립하는 개념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SW산업을 이루었던 기존 틀과 구조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80년대 메인프레임 중심의 컴퓨팅 환경이 클라이언트 서버로 전환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도태되고 새로운 기업들이 생겨난 것처럼 컴포넌트 SW분야는 2000년대 SW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변화를 제대로 이용하는 세력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지만 반대로 그렇지 못하는 업체들은 고사 위기를 맞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더욱이 국내 SW산업 측면에서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시장·산업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기회의 관점에서 컴포넌트 SW산업의 중요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국내 SW 개발업체들은 그동안 진입하기 어려웠던 기존 SW 경쟁구도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즉 기존 SW시장의 주도세력들이 컴포넌트 SW분야에서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절대적인 지위확보가 이전만큼 수월하지 않다는 점에서 후발주자, 신생기업, 중소SW 개발업체들에도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SW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국내 SW업계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길은 컴포넌트 중심으로 SW산업 구조를 바꿔나가는 것』이라며 『아직 완전한 절대강자가 없는 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 SW업계는 물론 정부·연구소 등도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세부 계획을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