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방송법이 이번에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방송계에 미치는 파장이 의외로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무궁화위성의 공전이 불가피하고 새 방송법 통과만을 학수고대해왔던 DSM 등 위성방송사업자는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할 것이다.
또 케이블TV와 중계유선사업자의 통합, 방송위원회와 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통합 등이 지연되면서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뻔하다.
우선 새 방송법 통과를 기대하며 지난해 법인 설립 후 활발하게 사업준비를 해온 DSM의 진로가 매우 불투명하다. 사업추진방향에 대해 가닥을 잡지 못한 채 또 다시 허송세월을 해야 할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국내 위성방송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동양위성방송(OSB)이나 최근 개국한 한국필립위성·한미위성방송 등 제도권 밖의 위성방송사업자 역시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전망이다.
이들 사업자를 둘러싼 「불법」 「비법」 논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업계는 새 방송법이 통과되지 않을시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방송개혁위원회가 올초 「종합유선방송국(SO)과 중계유선방송의 통합」을 새 방송법에 명시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로그램공급사(PP)들의 경영 악화는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또한 중계유선도 SO로의 전환이 그만큼 늦어져 손해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이들 두 업종의 통합에 적극 반대했던 SO들은 새 방송법이 통과되지 않을시 일시적으로 혜택을 볼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중계유선과의 힘든 싸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위원회와 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위상 재정립도 난감한 상태다.
언제까지 현재의 과도기 상황이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어떤 식으로든 새 방송법이 통과돼야만 현재 난관에 봉착한 업계에 희망을 줄 수 있다』면서 『하루빨리 미래를 대비하는 정책이 조속히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