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게임업체, 한국 공략 "고삐" 죈다

 세계 유명 PC게임업체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일렉트로닉아츠(EA)·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적인 PC게임업체들은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가 100만카피 이상 판매되는 등 PC방을 중심으로 게임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할 움직임을 보이자 독자적인 서비스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자세를 바꾸고 있다.

 자사의 게임을 인터넷을 통해 네트워크 게임으로 즐길 수 있도록 「배틀넷(Battlenet)」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국내 게이머들의 배틀넷 접속건수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아지자 올 상반기중 데이콤에 2대의 배틀넷 서버를 설치한 데 이어 이른 시일내에 전용서버를 5대 증설하기로 했다.

 블리자드는 올 연말 출시예정인 「워크래프트2(네트워크버전)」와 최신작 「디아블로2」를 무기로 스타크래프트의 여세를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블리자드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을 중국 및 동북아 시장을 공략하는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본사의 방침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의 PC게임회사인 EA는 작년말 설립한 국내 현지법인 EA코리아를 통해 현재 700여개에 달하는 직판 유통망을 구축했으며 현재까지 「FIFA축구」 「타이베리안선」 등 20여종의 PC게임을 출시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EA는 최근 온라인 게임사업도 크게 강화하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울티마 온라인」을 국내에서 직접 서비스하기 위해 지난 9월 전용 서버를 설치, 데이콤의 백본망과 연결했으며 최근에는 「발해」라고 명명된 전용서버 1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EA코리아는 이 게임의 한글 버전 제작을 이달중 완료, 본격적으로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5대 PC게임업체로 꼽히는 MS도 이달 5일 전세계 동시 발매 예정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의 출시를 계기로 국내 게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MS는 인터넷에서 네트워크 게임을 지원하는 「MSN­게이밍존」에 한글 채팅 기능을 지원, 국내 게이머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MS는 PC게임 타이틀 뿐 아니라 「광마우스」 「게임 콘트롤러」 등을 앞세워 하드웨어 시장도 적극 공략할 태세다.

 일본의 업소용 게임기업체인 SNK는 자사의 하드웨어 기술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국내업체와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시장 진출을 검토중인 다른 일본업체들도 정부의 게임기에 대한 특소세 폐지 움직임 등 정책변화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종합지원센터의 김동현 소장은 『이같은 세계적인 게임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을 그대로 허용하기보다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이들과의 제휴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기술 이전이나 마케팅 노하우를 획득할 기회마저 잃게 되고 끝내는 국내 게임시장을 송두리째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