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범 아이앤비골드문컨설팅 전무
벤처기업의 본질은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위험은 높으나 성공할 경우 큰 수익을 얻는 것이다. 따라서 벤처기업은 스스로의 자생력과 경쟁력으로 시장기능에 따라 성장·발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세계적인 벤처기업들이 생겨나는 것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장경제원리가 철저히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난 84년부터 93년까지 나스닥에 신규 등록했던 6377개의 벤처기업 중 5667개가 등록을 취소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우리 정부도 벤처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벤처기업의 등록과 신설을 최대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기조를 맞추고 있다. 국가경제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오며, 벤처산업이 경제발전의 근간이 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정책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벤처산업이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남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우리가 벤치마킹으로 삼는 미국 벤처산업을 보면 부럽기 한이 없을 정도다. 벤처산업의 토양이 되는 에인절투자자가 약 25만명에 이르며 드러나 있지 않은 에인절투자자까지 포함하면 150만명에서 250만명 정도의 에인절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미국의 벤처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우리가 그동안 모방해 왔던 제도부문의 확충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던 환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미국의 경우 벤처기업을 창업한 사장의 지분이 4%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벤처기업 사장이 끝까지 지분을 51% 이상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에인절들은 경영에 참여하지 말고 돈만 대라는 식이다.
문제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벤처캐피털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춘 선진 벤처캐피털로 나아가야 한다.
국내에서는 이제 창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나 자금공급 측면의 지원제도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는 것이 사실이다.
벤처캐피털은 장기적인 투자수익 창출, 자금 이외의 지원체제 구축, 동반자적인 투자가치관, 벤처캐피털주주의 벤처투자 전문성 이해, 국제화되고 전문화된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육성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부도 벤처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충실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벤처산업은 기존 금융산업과는 달리 규제를 통한 관리는 의미가 없다.
자생력을 갖는 벤처산업은 자유로운 자본의 흐름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을 기존의 증권거래소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기금 및 투자펀드의 벤처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간접금융보다는 직접금융을 통한 벤처산업 지원정책은 벤처기업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벤처산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를 중심으로 벤처기업·캐피털·에인절투자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중용의 도를 유지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배려를 할 때 성공한 벤처기업국가로 새로운 밀레니엄을 누구보다 먼저 기다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