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신규채널" 심사 주요쟁점

 지난달 31일 마감한 문화관광부의 케이블TV 신규채널 설립에 총 30개 업체가 21개 분야에 걸쳐 신청을 완료했다. 문화부는 이중 기존 채널과 중복되지 않는 장르를 중심으로 10여개 채널을 추가로 허용해 줄 계획이다. 신규채널의 주요 쟁점과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지상파 방송사의 케이블TV 진출 전략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선 SBS와 인천방송이 이번에 신규 프로그램공급사(PP)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MBC의 경우 농구 등 스포츠분야의 틈새 장르를 개척해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한때 돌기도 했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KBS는 계열사를 통해 기존 케이블PP의 인수를 검토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SBS가 케이블TV 분야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SBS는 이미 골프채널을 인수, 케이블TV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축구채널과 FIT(체조·다이어트 및 미용)채널 등 두개의 장르를 추가로 신청했다.

 이처럼 SBS가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서 유료채널 시장에 가장 공세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은 위성방송·케이블TV등 유료채널 시장이 장기적으로 매체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과연 문화부가 지상파 방송사에 케이블TV 신규 채널을 승인해 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미 골프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SBS에 추가로 채널을 승인해 줄 경우 지상파 방송사의 우월적인 지위를 다채널 시장에서까지 용인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정부측에 있다. 정부가 다채널 정책을 펼치는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 중심의 독과점적인 방송시장 구조를 깨는 것인데, 지상파 방송사에 다수의 케이블TV 채널을 주면 이같은 방침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와 관련해 향후 지상파 방송사의 케이블TV·위성방송 등 다매체 시장 진출을 어느 정도까지 용인해줄 것인가 하는 점이 방송계의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프로그램 안내채널(EPG)의 승인 문제

 케이블TV 업계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도입의 필요성을 말하는 EPG채널은 미래산업과 조선무역이 각각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LG홈쇼핑이 EPG 진출을 적극 검토했으나 막판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EPG채널의 승인문제는 문화부가 가장 골치를 앓고 있는 사안중 하나다. 그동안 EPG채널이 PP의 영역이냐 아니면 SO 영역이냐를 놓고 공방전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복수 종합유선방송국(MSO) 사업자인 조선무역은 이번에 전국 40여개 SO들의 동의를 얻어 EPG채널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PP측은 『SO들이 EPG채널을 운영할 경우 PP들이 종속적인 위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에 미래산업이 EPG채널을 운영할 경우에는 「PP들이 프로그램을 미래측에 제공할 것인가」 하는 점과 「SO들이 미래산업의 EPG채널을 가입자에게 전송해 줄 것인가」 하는 점이 현안과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