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MF이후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은 게임사업 포기 및 전담조직 분사로 이어져 게임업계의 판도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4월 대기업인 SKC의 게임소프트팀을 모태로 출범한 위자드소프트(대표 심경주)는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성공한 케이스에 속한다.
대기업 울타리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주력하고 있는 위자드의 주력 아이템은 PC 및 온라인 게임. 연구개발인력만도 20여명에 달한다. 특히 이 회사는 게임개발 뿐 아니라 제작·라이선싱·유통사업등을 병행,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박세리 선수의 게임캐릭터 사용권을 확보, 액션게임을 제작해 상품화를 앞두고 있는 위자드는 최근 「플러스」라는 연애시뮬레이션 게임도 개발했다. 또 「샤이암」이란 온라인 게임을 완성해 지난 8월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가기도 했다.
위자드의 활발한 기업활동은 이른바 서드파티(협력사)의 면면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손노리」 「펌프킨소프트」 「드래곤플라이」 「트릭」 「아트림」 등 내로라하는 5개의 PC게임 전문 개발사는 모두 위자드의 패밀리다. 손노리는 「포가튼사가」, 펌프킨은 「해자드2」, 트릭은 「주라기 원시전2」 등을 개발, 능력을 인정받은 업체들. 위자드는 이 가운데 「해자드2」를 지난 6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유통업체인 「버진」에 작품수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이같은 여세를 몰아 지난 7월에는 국산 게임수출 및 해외 시장 정보 수집을 위해 새너제이에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해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위자드는 일본의 세가·고나미·NEC 등과도 제휴하고 있다. 각종 게임의 라이선싱을 위해서다. 위자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하바스·액티비전·블루바이트 등 미국·유럽업체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국산게임 수출 가능성을 엿보기 위해서다.
위자드는 최근 15개의 직판 대리점을 통해 서점·PC방 등으로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방만한 경영이라는 지적도 하고 있으나 심 사장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을 본뜨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하지만 히트작 한 두개로 회사의 흥망성쇠를 맡길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면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심 사장은 강조한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