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맞춤 음반"을 돌린다

 『내가 원하는 음악으로 나만의 음반을 만든다.』

 남들과는 뭔가 다른 「나」를 강조하고 싶어하는 N세대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음반시대가 활짝 열렸다.

 최신 가요에서부터 추억의 팝송, 불후의 클래식은 물론,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까지 골라 담아 음반을 만들 수 있는 첨단 음악자판기가 생겨나는가 하면,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곡들을 신청하면 이를 음반으로 만들어 배달해주는 이른바 맞춤형 음반회사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맞춤형 음반은 그동안 저작권문제와 기술적 한계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저작권을 보호하는 디지털 음악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음반사도 기존 음반시장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형성의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한솔텔레컴의 CD자판기사업을 담당하던 직원들이 나와 설립한 엠포인트(대표 류순섭)는 최근 음악·뮤직비디오·게임까지 골라 CD에 담을 수 있는 종합자판기 「쿨 스페이스」를 개발, 지난 1일부터 서울 상계동 미도파백화점에서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쿨 스페이스」는 최신 음악파일 800개와 뮤직비디오 100개의 파일이 수록돼 있어 고객들은 7000원만 내면 원하는 파일 3개를 8㎝의 도넛CD에 마음대로 골라 담을 수 있는 것. 또 앨범 재킷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 자신의 스티커사진을 찍어 앨범 재킷에 넣을 수도 있다. 엠포인트측은 오는 15일에는 「쿨 스페이스」를 ATM단말기업체인 청호컴퓨터와 협력해 서울지역에 모두 50여대를 설치할 계획이며 이 때에 맞춰 음악파일과 뮤직비디오파일을 대거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음반자판기 없이 집에 앉아 원하는 음반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미국의 유명 디지털음악회사 리퀴드오디오의 자회사인 더뮤직컴퍼니코리아(TMC·임시대표 이규화)는 최근 서울 압구정동에 맞춤형 음반매장 「TMC」를 오픈했다. 이 매장에서는 TMC본사의 서버와 연결돼 있는 30여대의 음악검색단말기를 통해 가요·팝·클래식 등으로 분류된 3000여곡의 음악 중 최대 14곡까지 골라 음반에 담을 수 있다. 음반 표면에는 자신의 사진이나 로고 등을 새길 수 있고 가격은 담은 곡수에 따라 조금 차이는 나지만 대략 1만5000원에서 2만원선이면 가능하다.

 또 음반이 제작되는 시간(15분 정도)에는 전시, 판매되는 음악관련 팬시상품을 둘러볼 수 있고 커피도 제공된다.

 그러나 이 회사의 본격적인 맞춤음반서비스는 오는 12월 오픈 예정인 인터넷 사이트(tmcmusic.com)가 열려야 가능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서비스곡의 맛보기와 제작주문을 의뢰하면 1주일 이내에 고객에게 배달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미국·홍콩·일본 등의 TMC지사들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 상반기께면 국내 가요뿐만 아니라 각국의 우수한 음악들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