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이머들은 올 겨울 그 어느 때보다도 게임 선택에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상반기부터 게이머들로부터 관심을 모은 국내외 화제작들이 이번 겨울 시즌에 꼬리를 물고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EA가 축구게임 「FIFA2000」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중에 「로그스피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NBA2000」 「언리얼 토나먼트」 「워크래프트2」 「문명2」 등이 속속 발매될 예정이다. 이어 12월에도 「창세기전3」 「악튜러스」 「삼국지천명2」 「삼국지 인터넷」 「녹스」 「디아블로2」 등 굵직굵직한 대작 후보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흥행후보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디아블로2」는 출시일이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 이번 겨울시즌의 과열된 분위기를 다소 진정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업계동향은 작년 말 IMF 여파로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유독 「스타크래프트」가 독주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제작·유통업계는 이번 겨울시즌은 글자 그대로 「적자생존」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년과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외산 제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창세기전3, FIFA2000,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로그스피어 등이 모두 10만카피 안팎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전편의 후광을 입고 있어 다소 유리한 입장에 있다』며 조심스럽게 시장판도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FIFA2000,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로그스피어는 모두 네트워크 플레이가 지원되는 게임으로 유통사들이 PC방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3」는 4년 연속 히트한 작품으로 수만명의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국산 게임이라는 덤까지 안고 있어 선전이 기대된다. 게다가 소프트맥스는 「디지털에이지」라는 유통 자회사를 최근 설립, 독자적인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10만카피 판매는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인터넷을 통해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는 「워크래프트2」와 「삼국지 인터넷」, 그리고 손노리가 개발한 국산게임 「악튜러스」도 복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삼국지 인터넷」은 싱글플레이 버전이 지난 93년 첫선을 보인 후 6탄까지의 누적판매량이 25만카피가 넘는 등 탄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비스 품질만 안정될 경우 시장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에이지의 허균 팀장은 『올 연말 게임시장은 작품 자체보다는 마케팅 전략에 달려있는 것 같다』면서 『실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