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사장
20세기 후반부에 들어오면서 성공한 기업들이 취한 공통적인 선택은 경쟁자와 확연히 구별지을 수 있는 「차별화 전략」 내지는 한 산업분야와 특정 시장이나 제품에 초점을 맞추는 「집중화 전략」 중의 하나였다. 이 두가지 전략을 실행하기 어려운 기업은 「원가우위 전략」을 선택했다. 바로 대량생산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경우다.
사실 차별화(Differentiation)는 과거 기업경영이나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 중 하나였으며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Order Winner) 중요 요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제 수많은 기업들이 차별화 경쟁력을 개발하고 유지함에 따라 차별화는 서서히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Order Qualifier)으로 변해가고 있다. 또 비교우위 전략도 고객의 욕구가 보다 다양해짐으로써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들은 이제 핵심 역량으로 새로운 전략적 도구를 발굴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유연성(Flexibility)을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유연성은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의 구색·수량·디자인 및 공급망·전략·조직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단순히 대량생산된 기성 제품만을 고객에게 구입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고객이 원하고 꼭 필요로 하는 특정한 제품을 제공하는 대량맞춤(Mass Customization)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상황은 정보기술과 인터넷의 보급확대로 구현이 가능하게 됐음은 물론이다. 나아가 고객의 개인화(Personalization)가 실천 가능함으로써 1대1(OneonOne) 맞춤 마케팅도 가능해지고 있다.
대량맞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경쟁력 있는 생산원가를 유지해야 한다.
고객을 위한 맞춤생산이 지연된 이유는 원가상승이 주원인이었지만 이제 프로세스 혁신과 가치지향적 생산관리(Valuebased Operations Management)의 도입으로 가격경쟁력이 유지되는 맞춤생산이 가능해짐으로써 대량맞춤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추세는 시장참여 기업으로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를 제공한다. 대규모 투자와 조직 내부에 상당한 수준의 지식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진정한 고객지향 마케팅은 마케팅의 독자적인 영역구축보다는 생산전략과 연계됨으로써만이 경쟁력 있는 고객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생산과 마케팅을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기업이 미래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으며 그 근간은 역시 유연성 전략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유연성 전략은 우리의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라는 것을 필요한 만큼 원하는 시간에 맞춰 지정된 장소에 공급(Supply Chain)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