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 위주로 외국인 연일 "사자" 행진

 외국인이 정보기술(IT) 관련주를 중심으로 닷새째 순매수 행진에 들어가면서 IT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주말(5일) 하루에만 메릴린치·골드먼삭스·노무라증권 등을 통해 현대전자·삼성전자·삼성전기·다우기술 등 IT 관련주를 비롯해 2000억원 규모의 거래소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으며 하나로통신·텔슨전자·한글과컴퓨터 등을 중심으로 한 코스닥시장 주식을 43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주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900선을 넘어섰지만 외국인이 나흘째 2000억원대의 순매수세를 보인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코스닥시장도 코스닥지수가 200선을 넘어서면서 일주일째 매수세에 돌입,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200억원을 넘어선 것도 올들어 10월 13일 이후 두번째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대규모 순매수에 들어간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안정심리 회복과 결산일을 앞둔 상장사들의 대폭적인 이익실현, 인터넷주에 대한 미래비전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나스닥시장의 폭등과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소식도 최근 외국인 매수세 가속화에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현대전자 1094억원(474만1000주), 삼성전자 1336억원(62만5000주) 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5일에도 각각 854억원, 43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 주가는 그동안 대규모 유상증자(7850억원) 소식으로 인해 크게 떨어졌다가 일주일째 계속된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1일 2만1200원이던 것이 5일에는 2만8200원으로 뛰어올랐다. 삼성전자의 주식은 20만8000원에서 8000원이 오른 21만600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도 하나로통신·텔슨전자·한글과컴퓨터·씨엔아이·한국정보통신 등 IT 관련주를 중심으로 지난 1일 31억원, 2일 17억원, 3일 31억원, 4일 113억원 등 4일까지 모두 193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5일에도 43억원(30만주)의 순매수를 기록, 5일 동안 총 236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심리적 저항선인 900선 이상에서도 주식을 대규모로 매입하고 있는 것은 내년 장세에 대한 전망이 그만큼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최근 매수주체는 중장기적인 투자성향이 강한 미국계 뮤추얼펀드라는 점에서 이같은 외국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