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99인터카마" 국내업체 참가 의의

 토종 계측기업체가 해외시장에서 작은 고추의 매운맛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국제 계측기기 및 자동화 박람회(99인터카마)」에 참가한 국내 계측기업체는 1700만달러 규모의 상담액과 45만달러에 달하는 수출 계약 성과를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이사장 김봉구)은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99인터카마」에 조합 주관으로 정엔지니어링·코닉스·그린센서·카스·하이트롤 등 국내 11업체가 한국관을 마련하고 참가해 1700만달러 규모의 상담 성과를 거뒀다고 6일 밝혔다.

 이는 당초 기대했던 상담액 목표인 900만달러를 배 가까이 초과 달성한 규모다. 조합은 상담건수만도 1170건에 달했으며 이번 성과는 이번달 12일부터 열리는 서울국제계측제어전으로 이어져 올해 말까지 150만달러 정도의 추가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카스·코닉스·정엔지니어링·하이트롤·한국본산 등은 전시 현장에서 5만달러에서 15만달러에 이르는 수출 계약을 성사시켜 다른 업체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카스는 전자저울, 정엔지니어링은 환경 계측기, 하이트롤과 코닉스는 공업용 계측기와 센서를 주로 출품해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았다.

 계측기기연구조합측은 『한국관을 설치하고 국제 전시회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세계 각국에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 받아 이같은 대규모 수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계측기기 분야에서 국제 교류와 수출을 위한 물꼬를 터 앞으로 자체 상표는 물론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 첨단기술 거래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본격적인 국산 계측기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조합측은 덧붙였다.

 「99인터카마」는 4년마다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계측자동화박람회로 이번에는 지난 95년보다 14개국이 늘어난 39개국 1251개 업체가 참가해 열띤 기술 경쟁을 벌였다.

 국내에서는 이번에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많은 업체가 참가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신제품을 전시해 외국 바이어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아시아지역에서는 한국 11업체를 비롯해 일본 3개, 대만 3개, 중국 1개 등 3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계측기기연구조합은 이번 전시회에 독자 부스를 마련하고 종합 상담실을 운영해 국내와 해외 업체의 활발한 수출 상담을 위한 촉진제 역할을 톡톡히 해 관심을 끌었다. 국내 참가업체는 이번 전시회와 별도로 PCB 및 공업용 계측기 전문업체인 독일 크롱크사와 베이어사를 방문하고 생산공정을 견학하기도 했다.

 연구조합의 이중환 전무는 『이번 전시회 참가와 수출 성과 덕택으로 국산 계측기 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조합 차원에서도 이번 행사를 1회성 차원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제 박람회 파견지원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 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