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난방기기> 난방기기업체들 "반갑다 추위야"

 기온이 떨어지면서 난방기기 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보일러 업체들은 이미 지난 여름부터 치열한 판촉전을 전개하고 있으며 각종 히터 및 전기스토브 등 보조난방기기 업체들도 최근 시장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특히 가정용 난방기기 시장은 아파트 등 중앙난방식 주택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는 데 따라 업체들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IMF한파로 인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던 난방기기 시장이 올해는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일러

 올해 국내 보일러 시장은 지난해보다 5만대 정도가 늘어난 총 150만여대 규모를 형성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가스보일러의 경우는 지난해와 비슷한 82만∼85만대를 유지하고 기름보일러는 계속되는 유가상승 및 도시가스 보급확대로 인해 가스보일러로 대체되는 양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65만∼7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올해 보일러 시장이 IMF한파로 크게 위축된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건설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신규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소비자들이 아직도 기존 노후제품 교체시기를 계속 미루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린나이코리아·경동보일러·귀뚜라미보일러·롯데기공 등 보일러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임으로써 지난해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한다는 전략으로 치열한 판촉전을 전개하는 한편 가격인하 경쟁까지 불사하는 상황이다.

 특히 올들어서는 대부분의 보일러 업체들이 성수기와 비수기를 구분하지 않고 연초부터 사전점검서비스를 실시하고 각종 고객사은행사를 마련하는 등 연중무휴로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보일러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린나이코리아는 가스전문기기 생산업체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지난해 30여만대를 판매해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했던 가스보일러 시장점유율을 올해는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말까지 총 8만6000건에 달하는 대고객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6개월 무이자 할부판매 및 보상판매를 겸한 「고객사랑 대축제」와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행운의 사은품 대축제」를 실시하는 등 대체시장 선점을 위한 고객밀착형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기름보일러 시장에도 진출, 기존 가스보일러 판매망과는 별도로 기름보일러의 성격에 맞는 유통망을 구축하고 겨울철 수요를 겨냥한 판매활동에 본격 나섰다.

 또한 롯데기공은 지난해보다 1만5000대 늘어난 총 11만5000대의 가스보일러를 올해 중 판매, 가스보일러로만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경동보일러도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난 여름 전국순회 사전점검 서비스를 실시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한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 귀뚜라미보일러는 기름보일러를 판매하면서 구축한 영업망을 활용해 가스보일러 시장도 석권하겠다는 계획으로 하반기 시장을 겨냥해 본격적인 광고전을 펼치고 있으며 대성셀틱·대우전자·동양매직 등도 나름대로 활발한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가스보일러 업체들이 새로 개발해 출시했거나 주력제품으로 육성하는 보일러는 업체별로 주안점이 다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에너지관리공단 및 가스안전공사 등이 실시한 가스보일러 품질평가 결과를 놓고 업체들이 일부 항목의 경우 제품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험이 이루어지는 등 측정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자원부가 내년 7월부터 가스보일러를 고효율에너지 기자재에 포함하기로 함에 따라 대부분의 업체들이 올해는 에너지효율 부분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린나이코리아는 많은 양의 온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온수증대형 가스보일러를 신제품으로 출시했는데 사용자가 설정한 온도에 따라 필요한 양의 가스와 공기비율을 맞춰주는 비례제어방식을 채택했다.

 또 롯데기공은 지난 5월 출시한 신제품에 국내 업체 처음으로 16비트 마이컴을 채택해 성능을 높인 것을 최대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난방공급수 및 난방환수 온도제어방식의 장점만을 채택한 ESFB(Energy Save Feedforward & Feedback Control System)로 가스사용량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 가스비용을 20∼30% 절감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동보일러는 열효율이 높아 일반 가스보일러에 비해 연료비를 20∼40% 절약할 수 있는 콘덴싱가스보일러를 주력제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도 기름보일러 대체시장을 겨냥해 기름보일러와 동일한 모양으로 설계한 바닥설치형 가스보일러의 버너를 윗부분에 설치해 화염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기존 보일러와 달리 화염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구조로 설계, 에너지효율을 기존 제품보다 10∼15% 향상시켰다.

보조난방기기

 보조난방기기는 추위가 몰아쳐야 시장이 열리는 제품이다. 이같은 제품 특성은 중앙집중난방식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특히 가정용 수요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주요 보조난방기기로는 전기히터 및 가스캐비닛히터·온풍기·냉난방기·각종난로 등으로 가전3사와 다량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신일산업, 한일전기 등 전문업체들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의 경우 가정용보다는 사무실·학교·공장·병원 등 공공장소 위주로 판매되고 있는데다 매년 날씨변화에 따른 판매량 변화가 심해 정확한 시장 규모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종류별로 보면 가전3사와 신일산업·한일전기·국제전열 등 전문업체들이 생산·판매하는 전기히터가 올해 지난해보다 2만대 가량 늘어난 11만대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가전업체와 만도기계·센추리 등 에어컨 전문업체들이 겨울철에 에어컨 대용품으로 내놓고 있는 온풍기와 히트펌프에어컨의 경우 연간 판매량이 10만대를 크게 밑도는 실정이다.

 또 가스캐비닛히터는 린나이코리아·동양매직 등 가스기기 전문업체와 신일산업과 한일전기 등 보조난방기 전문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착탈식 부탄가스통을 장착, 연소시에도 냄새가 나지 않고 연료교환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판매량이 소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연간 10만대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소규모의 군소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전기요 및 전기장판 등은 일정 수준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시장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