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산조합 윤준호 이사장

 『기존 상거래 관행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용산도 더 이상 그대로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시장경제의 원리에 역행하는 듯해서 반대서명도 했지만 소수의 상인들보다는 대다수 국민들을 위한 일이라는 대의에 따라 인터넷PC 공급 사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윤준호 용산전자단지상점가진흥조합 이사장은 전자상가 컴퓨터관련 상인들의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인터넷PC 공급사업에 참여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윤 이사장은 특히 상인들의 이권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조합의 이사장으로서 인터넷PC 사업 결단을 내리는데 무척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윤 이사장은 『하지만 이제 전자제품 유통에도 사이버공간을 통한 직거래가 확대돼 가격거품이 사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의 셀방식 생산체제는 더 이상 양산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저가에 품질과 AS가 확실한 제품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이같은 시장 흐름에 따라 인터넷PC가 지금 당장은 조립PC를 기반으로 하는 용산 등 전자상가 컴퓨터 업계에 타격이 되겠지만 오히려 경쟁력있는 제품생산을 통해 자생력을 확보하는 대대적인 전환점이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그동안 용산전자단지의 PC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터넷PC 사업을 계기로 품질과 AS능력을 정부로부터 인정받음으로써 용산 PC도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윤 이사장은 인터넷PC 사업을 계기로 용산전자단지만이 아닌 전국 전자단지 컴퓨터 상가의 브랜드 PC를 계획하고 있다. 비록 조합이 아직은 「용산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전국의 조립PC 업계를 하나로 묶고 구매와 AS·판매 등을 공동으로 함으로써 나름대로의 자생력을 갖추자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윤 이사장은 1차적으로 조합 제품 유통을 담당할 대리점을 모집하고 있고 원활한 AS를 위해 이미 PC119와 손을 잡은 상태다. 또 전자상거래를 위해 인터넷 쇼핑몰도 구축할 예정이다.

 윤 이사장은 이처럼 기존의 전자상가를 표준화하고 조직화하는데 있어 정부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이들 쇼핑몰중에는 무자료 거래를 하는 곳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어 전자상가 입지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또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전국 전자상가들이 새로운 유통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윤 이사장은 이런 문제들이 선결돼야만이 선진화된 유통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