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관련주로 대표되던 옐로칩 상승세의 그늘에 가렸던 IT블루칩들의 주가가 수직상승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IT귀족주로 알려진 SK텔레콤(대표 조정남)의 주가는 9일 일본 NTT사와의 전략적인 제휴설이 흘러나오면서 초강세를 보여 전날보다 무려 15만4000원이 오른 164만9000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SK텔레콤의 사상 최고가인 지난 6월 28일 175만9000원 이후 최고치이며 6월 23%의 유상증자를 감안해 수정주가로 환산할 경우 200만원대로 추산되는 금액이다.
제휴설의 주요 내용은 SK텔레콤이 지분매각 방식을 통해 NTT와 협력해 향후 전세계 통신업계의 축으로 자리잡을 차세대 이동전화 IMT2000의 세계표준을 선도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측은 아직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밝혀 제휴설을 간접 시인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의 주가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20만원선에 턱걸이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면서 연일 오름세를 보이며 9일 22만1500원에 마감, 추가 상승여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세는 무엇보다 장밋빛의 반도체시황 전망이 큰 배경을 이루고 있다. 저가PC 및 인터넷 그리고 디지털시대의 도래가 반도체 수요확대를 가져올 것이 분명해 D램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의 수혜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최근 이학수 그룹구조조정본부장이 밝힌 백색가전 부문의 분사방침도 삼성전자 주가상승의 에너지가 될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백색가전 부문이 분사될 경우 삼성전자엔 반도체·통신·디지털TV 등 현재 캐시카우 역할을 하거나 향후 수익 잠재력이 높은 「알토란」 업종만 남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35만∼40만원을 예상하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연말장세 시장흐름이나 연말까지 수익성을 확보해야 할 기관 펀드매니저 입장을 고려할 때 실적이 좋은 블루칩의 상승세가 본격 시작되는 시점으로 분석된다』며 인터넷의 수혜주가 결국 인프라를 책임지는 통신업체라는 사실이 해외증시에서 나타나면서 이같은 현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