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북한과 음성작동 모니터 공동개발 유완영 IMRI 회장

 「남북경협의 교과서」 「북한투자 전문가」 등의 각종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유완영 IMRI 회장(37).

 지난해 10월 국내 전자업계 처음으로 북한과 컴퓨터 모니터 임가공사업을 시작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유 회장이 최근 다시 「큰일」을 벌이고 있다. 북한 측과 공동으로 음성작동 모니터를 개발중인 데 이어 기존 평양 근교 소재 모니터용 인쇄회로기판(PCB) 위탁가공 공장을 모니터 완제품 생산라인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그것.

 유 회장은 북한측이 회로분석이나 설계분야 기초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남한의 실용기술이 합쳐질 경우 얼마든지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그는 북한산 제품들이 조잡하다는 편견은 잘못됐다고 잘라 말한다.

 『북한은 기초과학 분야가 뛰어납니다. 단지 상품화하는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이죠. 초기 불량률이 13%였는데, 6개월이 지나면서 불량률이 1%로 떨어져 현재는 경북 상주에 있는 IMRI 공장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IMRI는 평양 근교 모니터용 PCB 조립라인을 완제품 생산기지로 격상하기 위해 내달 20일부터 설비를 북한으로 가져갈 계획. 내년 3월부터 시제품 생산에 나선다는 것이 유 회장의 1차목표다.

 유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북한전문 비즈니스컨설턴트.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94년 이후 모두 10차례나 된다. 하지만 그는 원래 소련통이었다.

 10여년전 20대 젊은 나이에 소련산 보드카를 국내에 공급하다가 파산한 이후,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모스크바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가 대북사업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이때가 94년. 그는 즉시 미국에 들어가 국제경영연구원을 설립하고 재미교포를 대상으로 대북 경협 컨설팅에 나섰다. 이 경험을 토대로 그가 첫번째 사업을 벌인 것이 바로 지난해 10월 북한의 삼천리총회사와 합자형태로 설립한 모니터용 PCB 생산공장이다.

 『북한 근로자들은 열의와 성의가 대단합니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불량품을 내지 않으려고 굉장히 애쓰죠. 앞으로 남북이 협력해서 같이가는 윈윈(Win­Win)전략을 추구해야 해요. 어느 한쪽만 잘하면 안되고 서로가 협력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한편 그는 올해부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남북경협학교 초빙교수로서 그동안의 대북사업에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눠주는 데도 힘쓰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