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의 신뢰성 문제에 대한 취재가 한창이던 지난 4일 독자 제보가 하나 들어왔다. 제보내용은 J라는 인터넷 기업이 회원들의 회비를 가로챘다는 것. J사의 웹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직원대표 이 아무개 상무 명의로 된 공지사항만 덜렁 올라와 있었다.
사장이 회비를 몽땅 챙겨 잠적했으며 그래서 회원들이 입금한 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것, 월급 못받고 일해온 직원들도 피해자며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니 진행상황은 계속 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 터졌군"하고 지나치려다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소장을 제출했다는 관할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봤다. "자꾸 그런 문의전화가 오고 있는데 그런 고소장은 들어온 적이 없다"는 대답이다. "이거 뭐야, 다들 한통속인가." 114에도 J사의 전화번호는 없었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 의뢰해 확인한 도메인 등록자의 전화번호도 엉뚱한 가정집 전화전호였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서는 도메인 등록시 등록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기사건의 전말은 결국 확인하지 못했지만 사이버상의 정보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거짓인가 하는 것을 확인하는 개가(?)를 올렸다. 씁쓸한 마음으로 기획취재의 마무리에 들어갔다.
김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