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가급 메모리반도체가 등장하는 마당에 멍청한 것으로 알려진 아날로그 진공관으로 현재의 실리콘반도체보다 더 정교한 집적도를 재현해낸다면 믿을 수 있을까.
적어도 5년 안에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진공관은 크기가 크고 전력을 많이 소모하며 고밀도로 집적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트랜지스터 소자에 자리를 넘겨준 후 오디오마니아들이나 애용할 뿐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최근에 만들어진 100나노미터(㎚)의 나노삼극관은 적어도 어느 특정한 응용분야에서는 진공관의 컴백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A.스미스와 D.하스코 교수는 나노삼극관을 1㎠당 10억개 이상을 만들 수 있으며 고밀도 집적이 가능한 수많은 미세팁으로 구성된 캐소드-게이트-애노드 소자를 만드는 데 성공, 지난 1일자 미 물리학회지인 「Appiled Physics Letters」에 발표했다.
이 정도면 현재 반도체업계의 주종인 MOS(Metal-Oxide-Semiconductor) 트랜지스터 중에서도 가장 높은 집적도에 해당하는 수준.
연구팀은 이 나노삼극관의 가장 큰 장점은 전자빔이 반도체 속이 아니라 진공중을 움직이기 때문에 산란되지 않고 따라서 스위칭 속도가 빨라지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MOS 소자에 비해 발열량이 적고 저온과 고온에서도 잘 작동하며 무엇보다도 그 구조가 수직방향으로 돼 있기 때문에 3차원 집적이 가능해 집적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