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과 위성방송에 이어 케이블TV 분야도 디지털에 관한 논의가 매우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과 위성방송이 표준화질(SDTV) 또는 고선명화질(HDTV)방식의 디지털 방송을 송출할 경우 케이블TV도 이들 방송을 가입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재전송하거나 디지털 방송용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제작해 가입자에게 보내줘야 한다.
그동안 케이블TV업계의 경영 악화로 디지털 방송에 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으나 최근 들어 정부·케이블TV업계·전송망 사업자(NO)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방송 체제로의 전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디지털 전환 논의가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케이블TV도 디지털 방송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케이블TV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디지털 전환비용이다.
지상파 방송과 마찬가지로 케이블TV도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가 업계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케이블TV 방송국(SO), 프로그램 공급사(PP), NO의 설비를 완전히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소요자금은 어느 정도에 달할까.
케이블TV협회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블 PP의 경우 사내 LAN,부조 및 주조정실,스튜디오 설비,비디오 서버등 장비를 디지털 장비로 대체해야 하는데 줄잡아 928억원 정도(29개 PP기준)의 소요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 10개 채널 정도가 추가로 승인되면 소요 금액은 더 늘어난다.
YTN, 스포츠TV등 현장 취재가 많은 PP들의 경우는 중계시설까지 디지털화해야 하기때문에 다른 채널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PP보다는 SO들이 훨씬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SO의 숫자가 현재 77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SO들은 디지털 방송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 비디오 서버, MPEG2인코더, MUX, 디지털 변조기,광고 삽입기등을 도입하거나 기존 시설을 대체해야 하는데 SO당 평균 38억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는게 케이블TV업계의 자체 분석이다. 전체 SO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무려 2949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만약 통합 방송법이 통과돼 기존의 중계유선까지 SO로 전환하면 소요 자금은 훨씬 늘어나게 된다.
케이블TV NO 시설도 디지털 방송을 수용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기존의 셀분할 방식을 훨씬 세분화하고 광케이블의 설치 비중도 확대해야만 한다.또 전송 주파수 대역도 750㎒급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분배센터 시설,구내 선로 시설개량,전송망 업그레이드등에 SO당 14억원 가량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54개 1차 지역 SO를 기준으로 할때 NO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선 726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디지털 전환비용을 케이블TV업계가 조달할수 있는 방법은 과연 있는가.
케이블TV업계 전문가들은 이 비용을 케이블TV업계가 홀로 마련하기는 거의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가 서비스의 활성화를 통한 업계의 수익성 제고 및 증자, MSO체제로의 전환, 외자유치등 자구책을 예상해 볼 수 있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케이블TV업계는 케이블TV 시설의 광역화 및 광케이블화에 대한 정보화 촉진자금 지원, SO간 네트워크화 및 헤드 엔드 공용화 촉진, 가전업체에 대한 케이블TV 디지털화 전환기금 갹출등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