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는 어떤 인쇄회로기판(PCB) 및 소재·장비가 세계시장을 주도할 것인가.
지난 9일부터 독일 뮌헨 국제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프로덕트로니카 99 전시회가 그 해답을 제시했다.
결론적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밀레니엄에는 빌드업기판·칩스케일패키지(CSP : Chip Scale Package)를 비롯한 반도체 패키지보드와 환경친화적 PCB가 세계 PCB시장을 리드한다는 것이다.
한국·독일을 비롯한 세계 80여개국 1700여개 PCB·소재·생산장비업체가 최첨단 기술과 신제품을 출품, 기량을 과시한 이번 프로덕트로니카 99에서 나타난 경향을 집약해보면 전자제품의 경박단소화 추세에 따라 빌드업공법과 반도체 패키지공법이 앞으로 대표적인 PCB 제작기법으로 대두되고 그 밑바탕에는 인류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환경친화」 사상이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PCB는 숙련된 기술자의 노하우에 의해 품질이 결정되는 제품이라기보다는 자동화된 첨단 기계설비에 의존하는 장치형 산업으로 탈바꿈되고 있음을 이번 전시회가 확인시켰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이번 전시회에는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 세계 PCB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빌드업기판용 생산장비와 소재가 대거 출품됐다.
빌드업기판의 소재인 원판의 경우 넬코·이졸라·난야·폴리클레드 등 유럽·미국·대만의 주요 원판업체들이 대거 출품했으며 한국의 (주)두산도 최근 개발한 국산 빌드업기판용 원판을 출품, 선진 원판업체와 기술을 겨루고 있다.
또한 이들 업체들은 한결같이 환경친화성을 고려한 할로겐프리(Halogen Free)형 원판을 소개했다.
이처럼 일본·유럽 PCB업체와 원판업체가 환경친화적 PCB를 생산할 수 있는데는 동박·수지·잉크업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일본다이요잉크·듀폰 등 일본 주요 PCB용 잉크업체들은 할로겐족 화합물이 첨가되지 않은 수지와 잉크를 이번 전시회에 대거 소개했으며 화학업체들은 에폭시 유전상수가 3.5에 이르고 유리전이온도(TG)가 200도에 달하는 첨단제품도 선보여 앞으로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는 무선통신기기용 PCB 소재 원판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동박의 경우 미쓰이금속이 선보인 3㎛ 두께의 초박 동박(모델명 MicroThin)은 현재까지 개발된 PCB 동박 중 가장 얇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PCB장비 분야에서는 레이저드릴과 메커니컬 드릴이 주빈 위치를 차지한 가운데 차세대 노광시스템으로 부각되고 있는 다이렉트이미징시스템·자동검사장비(AOI)·베어보드검사장비(일명 BBT)와 CAD/CAM시스템 등이 관람객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선 빌드업기판의 핵심 생산장비로 치부되는 레이저드릴의 경우 포사록스·엑셀런·프로리텍·마니아·지멘스 등 한국 PCB업체들에 친숙한 업체들이 제품을 대거 출품했다. 특히 한국 기반이 취약한 프로리텍은 한국 PCB업계 관계자들에게 자사 레이저드릴의 장점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이번에 출품된 메커니컬드릴은 레이저드릴에 버금가는 0.1㎜ 구경까지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 앞으로 레이저드릴과 치열한 시장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노광기의 경우 한국의 영화OTS를 비롯해 올렉·ORC·하구도 등 미국·일본업체 10여개사가 출품했는데 국산 자동노광기는 선진국 기술수준을 넘는 것으로 평가돼 현장에서 서너건이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특히 오보텍 등 일부 자동검사장비업체가 선보인 다이렉트이미지시스템은 차세대 PCB 노광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빌드업기판과 함께 이번 프로덕트로니카 99를 화려하게 장식한 PCB는 CSP를 비롯한 반도체 패키지기판이다.
특히 일본과 유럽계 PCB 소재업체들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용 모듈기판 제작기술에서 한단계 진보한 볼그리드어레이(BGA : Ball Grid Array)기판용 소재는 물론 여기서 한걸음 더 진보한 마이크로BGA기판을 비롯한 수십여가지의 CSP 설계기법을 소개했다.
특히 이번에 전시한 대부분의 PCB 생산장비들은 거의 모두 수평형시스템으로 PCB 생산라인의 완전자동화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이들 수평형 PCB 생산장비는 기존 수직형 장비에 비해 생산성이 50∼100% 정도 높다는 것이 현지에 온 PCB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뮌헨(독일)=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