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의 제품 전략
타임머신을 타고 한달 전 코엑스(COEX)전시관에서 열린 「99 한국전자전」으로 날아가보면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디지털 제품 전략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양대 라이벌답게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디지털 제품으로 한판 경쟁을 벌인 것.
「디지털 세상이 주는 편리함」이란 주제를 내건 LG전자. 「다가올 새 천년 21세기 전자제품의 변화된 모습을 미리 체험하세요」라는 삼성전자.
두 회사는 디지털TV를 필두로 PDP TV, 완전평면 TV, DVD플레이어, 디지털캠코더 등 영상기기 분야와 디지털 오디오인 MP3플레이어, IMT2000단말기 등 모든 분야의 디지털 제품을 선보였다. 두 회사의 디지털 제품을 보고 있으면 「디지털」을 빼놓고는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디지털시대는 어느새 우리곁으로 가까이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LG전자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64인치 초대형 디지털TV와 함께 양산에 돌입한 56인치 디지털TV를 선보였다. 64인치 디지털TV는 기존 32인치 컬러TV 4대를 합쳐 놓은 크기의 초대형 화면을 구현하며 사람의 땀구멍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고선명(해상도 1920×1080)화질과 콤팩트디스크(CD) 수준의 고음질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벽걸이TV를 구현하는 40인치·60인치 PDP TV를 비롯해 80인치에서 300인치까지 초대형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LCD프로젝터와 디지털VCR, DVD플레이어 등은 미래 영상환경을 구현하는 첨단제품이다.
이밖에 초박형·초경량 디스플레이로 각광을 받고 있는 LCD TV와 LCD 모니터 이외에도 눈을 돌려보면 같은 CU산하인 정보통신에서 인터넷 기반 무인 정보단말기인 키오스크, 비디오폰과 IMT2000 등 차세대 정보통신 제품과 PA모듈, SAW필터 등 이동통신기기 핵심부품들을 함께 선보였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종합전자업체답게 디지털가전에서 정보통신 제품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관련 제품을 한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현재의 아날로그TV를 대체할 디지털TV에서 DVD플레이어, 디지털캠코더, 디지털카메라, 인터넷오디오(MP3플레이어)까지 차세대 디지털 제품을 대거 내농았다.
역시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는 디지털시대의 다양한 영상장치로 기대되고 있는 65인치 디지털TV와 세트톱박스, 차세대 벽걸이형 TV인 55인치 PDP 가정용 극장시스템과 MD 내장 미니 컴포넌트 등 가정용 디지털 제품을 이미 개발해 놓고 있다.
또한 차세대 꿈의 통신인 IMT2000을 선보이며 MP3플레이어 복합휴대폰, 통화시 자동으로 안테나가 올라오는 셀룰러폰, 인터넷으로 영상통화가 가능한 이지웹i 등 다양한 정보통신 제품들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1GD램, 72M 램버스D램, 633㎒ 알파칩 등 반도체 제품과 24인치 TFT LCD 등 부품 소재, HPC이지프로·팜PC이지팜 등 다양한 컴퓨터, 액정 및 완전평면 모니터와 프린터를 비롯한 사무용 전자제품 등도 모두 개발해 디지털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시대를 준비하는 두 회사의 제품 전략은 비슷하다. 현재 두 회사가 내심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디지털TV다. 아무래도 이미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서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 오는 2002년 1000만대(100억달러), 2005년 3000만대(300억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회사는 디지털TV의 핵심반도체(칩세트) 및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 소니사와 네덜란드 필립스사 등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면서 디지털 TV시장에 역점을 두고 있다.
두 회사는 디지털TV시장 선점을 통해 타 분야의 디지털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확산시켜 나간다는 전략을 갖추고 있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