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대제전인 「99 추계 컴덱스(COMDEX/FALL)」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15∼19일(현지시각) 5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이번에 20회를 맞는 컴덱스는 특히 새 천년을 목전에 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의미있는 행사로 평가된다. 새 천년 IT 산업의 기상도를 예상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주최 측도 이 같은 의미를 감안해 행사 하나하나에 상당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IT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들로 짜여진 기조연설단, 기술 변화를 반영한 주제관 구성, 새로운 「기술 천년(테크노 밀레니엄)」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 다양한 콘퍼런스 등에서 그 같은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또 3개 전시장 가운데 하나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도 기존 홀을 확장하고 2개의 홀을 추가로 마련해 전시 공간을 대폭 확장하고 회의실을 크게 늘리는 등 참가업체와 관람객의 편의를 고려했다.
기조연설단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칼리 피오리나 휴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CEO, 리누스 토발즈 리눅스 운용체계(OS) 개발자, 존 체임버스 시스코 시스템스 CEO, 에릭 슈미트 노벨 CEO,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 리처드 토먼 제록스 CEO 등 세계 IT 업계를 대표하는 8명의 유명인사들로 짜여졌다.
특히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의 황제」인 게이츠 회장은 개막전야 행사에서 「윈도:새천년 개인역량의 강화」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게 됨으로써 사실상 이번 행사의 개막을 알리고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피오리나 CEO가 「인터넷 혁명과 신경제」, 이데이 CEO가 「네트워크 사회에서의 하드웨어 파워」, 토발즈가 「오픈 소스, 그 성공 전략」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체임버스 CEO는 「인터넷 세대의 힘」, 슈미트 CEO는 「차세대:인터넷에서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토먼 CEO는 「미래로의 여행」이란 주제를 갖고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전시 행사엔 세계 2400여개 업체가 출품한 1만여 제품이 출품돼 분야별로 나뉘어 첨단 기술의 향연을 펼치게 된다.
행사 주최 측은 전시회 참가업체는 세계 유명업체 대부분을 포함한 대형업체가 50%, 중소업체 25%, 소프트웨어 벤처업체 15%, 기타 10%라고 밝히고 많은 업체들이 인터넷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관련 제품을 출품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인터넷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사업전략 구상이나 아이디어 개발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PC이후(포스트PC) 시대를 겨냥한 다양한 인터넷 접속기기와 통합형 통신기기들도 대거 출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내년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2000이 이번 전시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인 가운데 윈도의 경쟁제품으로 최근 급속히 세력을 확산하고 있는 리눅스 진영의 동향도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와 재판을 벌이고 있는 MS가 연방법원으로부터 독점 판정을 받은 직후 열리는 것이어서 양측의 움직임에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힐튼 호텔에 리눅스관을 별도로 마련한 리눅스 진영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리눅스가 윈도의 대안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주최 측은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출품작들을 몇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다양한 주제관에 전시토록 함으로써 관심있는 분야의 제품들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블루투스(Bluetooth)관과 캐나다관, 코닥 솔루션관, 정보 기기(인포메이션 어플라이언스)관, 인터넷 서비스/광대역관,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관 등의 주제관이 마련됐다.
휴대 정보기기용 네트워크 기술인 「블루투스」 관련 제품이 소개될 블루투스관은 IBM, 인텔, 노키아, 에릭슨 등 이 분야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세계 유명업체들의 신제품 발표가 예상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PC이후의 기술이 집중 소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기기관은 향후 IT 산업의 변화 방향을 예상하기 위해선 반드시 둘러봐야 할 곳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차세대 PC 주변기기 관련 규격으로 부상한 유니버설시리얼버스 기반의 제품들이 출품될 USB관에도 관람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업체들도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이번 전시회에 대거 참가해 외국업체들과 한판 기술경쟁을 벌이게 된다.
참가업체는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독립부스 참가업체와 한국관에 공동참여 업체 등 총 70여개사에 이른다.
국내업체들은 컴퓨터, 통신,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최신 제품을 출품함으로써 세계 무대에서 우리나라 IT 산업 발전상을 홍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참가업체들은 특히 현장에서의 주문 상담에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번 컴덱스에서 전시 행사 못지 않게 관심을 끌고 있는 또다른 행사는 IT 산업의 최신 기술 및 시장 동향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게 될 다양한 콘퍼런스들.
「PC를 넘어서」를 캐치프레이즈로 전시회 기간 내내 열리는 콘퍼런스는 「아키텍처 2000:차세대 플랫폼」 「통합 커뮤니케이션(Convergent Communications)」, 「컴플리트.컴(Complete.com):상거래의 전자화」 「코드 컴플리트:21세기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신경제 탐구(Navigating the New Economy)」 등의 5개 주제하의 50여 섹션으로 구성됐다.
IT 업계는 아직까진 PC가 인터넷 접속의 지배적 수단으로 건재하고 있긴 하지만 세트톱 박스에서부터 휴대폰,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신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다양한 기기들의 출현으로 「경쟁속 공존」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PC이후의 시대에 대비해 참가업체나 관계자들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어떤 종류의 제품 개발에 승부수를 띄워야 할지를 판단하는 데 이번 컴덱스에서 열리는 콘퍼런스들이 중요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상거래와 네트워킹 및 커뮤니케이션, 정보 기기,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에 대해 토론을 벌이게 될 다양한 섹션 참가를 통해 새로운 기술 천년을 미리 조망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편, 주최 측은 이번 전시회 기간중 미국 유명 코미디언인 신배드의 사회로 IT 산업 유명인사들이 참가하는 밴드 경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새로운 기술 천년의 시작을 축하하고 전시회분위기도 고조시킨다는 계획이다.
오세관기자 sk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