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밀레니엄 프로젝트 (5)

ETRI 인터넷기술연구부 인터넷 구조팀

 「현재의 인터넷 속도를 100배, 1000배 빨리 할 수 없을까.」

 네티즌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인터넷 전문가들이 차세대 인터넷 인프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바로 차세대 인터넷 관련 신기술에 대한 주도권 싸움이기도 하다.

 지난 69년 미국 국방부의 ARPANET(Th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Network)에서 시작된 인터넷은 30년만에 전화망 가입자 수준을 위협할 정도로 팽창했다.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는 97년 약 9500만명에서 매년 평균 23.6%의 증가를 보여 2002년에는 약 2억7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역시 99년 6월 현재 460만명에서 급격한 속도로 증가, 2002년경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인터넷의 영향력은 단순히 정보통신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상거래·교육·은행은 물론 행정 업무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미래에 대한 이같은 낙관적 전망과는 달리 고품질 서비스 제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공존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TRI 인터넷기술연구부 인터넷구조팀(팀장 손승원 박사)은 다양한 차세대 인터넷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대상은 고비용·저전송 효율, 느린 망 구성, ISP간의 불공평한 망 접속제도, 서비스 대기시간 과다, 실시간 서비스 미흡, 취약한 보안기능 등 인터넷 서비스 발전을 막는 장애요소들이다.

 여기에다 최근 전자상거래, VoIP(Voice over IP), 업무용 가입자를 위한 VPN 서비스 그리고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 수요 증가로 인한 서비스 정체가 늘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연구팀이 바라보는 인터넷은 「차세대 통신망 기술을 선도할 것이나 현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터넷의 기술, 서비스에 대한 일대 변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이 단순한 정보전달 인프라에서 문화·경제 등 인간의 생활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 변화를 수용하는 통합 문화 인프라로서 자리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인터넷 기술로는 21세기 정보사회의 기술 주도권 확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고성능 네트워킹 기술과 혁신적인 응용 서비스 기술 등 차세대 인터넷 핵심 기술개발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연구는 고속전달망, 고성능 네트워킹,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기술 등 3가지 주제로 나뉜다.

 인터넷 속도를 좌우하는 고속 전달망 기술분야에서는 고성능 라우터, 광회선 분배시스템, WDM ADM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대규모 가입자에게 적당한 가격으로 메가바이트급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 제공은 물론 현 인터넷보다 최고 1000배 빠른 수백기가, 수테라급 인터넷망 구축을 위한 기초연구가 추진된다.

 두번째로는 고성능 네트워킹 기술에 대한 연구다. 이 분야에서는 인터넷망 자원관리 시스템, 라우팅 서버,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 기술 개발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기반 기술로 인터넷 망 확장과 다양한 서비스 지원이 가능한 경로제어 및 네트워킹 미들웨어 기술, 품질제어서버 기술,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 차세대 인터넷 정보보호 기술을 개발중이다.

 세번째로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 기술 분야로 인터넷 VPN 기술, VoIP·지능망 연동 시스템 기술, 정보보호 기술 개발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차세대 인터넷 기술을 조기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사이버사회 구현과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공통 네트워크 서비스 플랫폼 기술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같은 계획은 정부가 올해 3월 국내 인터넷을 2002년까지 정비해 지금보다 100배 빠른 차세대 인터넷을 조기 구축하겠다는 목표와도 일치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어려움도 예상된다. 그간 우리나라는 주로 텔코 기반의 교환 및 전송 기술 위주로 연구해 인터넷 기술에 대한 전문인력과 기술축적이 미국·일본 등에 비해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 기술개발 라이프 사이클이 6개월 정도로 단축되고 있으며 인터넷에 대한 규격 표준화를 이끌어가는 IETF에 시스코 등 대규모 상업자본의 입김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우선 국내 차세대 인터넷 망의 고속화·고도화 실현을 위한 필요한 핵심 소요기술의 현황과 전망을 정밀 분석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통신망 고속화 기술, 고성능 네트워킹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선진국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을 세워두고 있다.

 이들의 노력에 따라 인터넷은 항간의 우려를 딛고 기존 사회법칙과 질서를 뛰어넘는 투명성·공개성·창의성을 지닌 매체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