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광고 못지않은 인터넷광고 "리치미디어" 떠오른다

 인터넷 광고기술이 「배너」에서 제2세대인 「리치미디어」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국내 인터넷업계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인라이븐, 블루 스트릭스, EC다이렉트 등 인터넷광고업체들이 각각 「트루매치」 「E배너」 「E컨덕터」 같은 첨단기법의 광고를 선보이고 있는 데 반해 국내 광고업계는 아직까지 배너광고에 의존하는 상태다.

 따라서 국내 인터넷 산업이 발전하려면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터넷 광고부문에 대한 선진기술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동안 인터넷광고의 대명사는 배너였다. 지난 95년경 핫와이어드를 비롯, 선도적인 인터넷미디어회사들이 유행시킨 배너광고는 홈페이지 상단부분에 위치한 길쭉한 직사각형을 클릭하면 광고주의 웹사이트로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이같은 배너는 초기에 볼보, 클럽메드(세계 최대의 휴양전문 회사) 같은 유명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인터넷광고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배너광고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여론조사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인터넷광고가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등장한 신생업체들이 바로 인라이븐을 비롯한 제2세대 광고업체들. 이들은 이른바 「리치미디어」라는 이름의 첨단기법의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리치미디어란 단순한 텍스트나 이미지가 아니라 마치 TV CF처럼 비디오, 오디오, 사진, 애니메이션 등을 합친 멀티미디어 형태의 인터넷광고를 말한다.

 특히 케이블 인터넷업체인 익사이트앳홈의 자회사인 인라이븐은 얼마전부터 「트루매치」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루매치는 자바언어와 매크로미디어의 첨단기술을 접합시켜 개발된 광고상품. 네티즌이 클릭하는 순간 파일전체가 다운로드되는 것이 아니라 시작부분만을 보여주고 나머지 부분은 멀티미디어가 재생되는 동안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스트리밍 기술로 제작된다.

 트루매치는 또한 고객의 모뎀접속 속도에 따라 다양한 버전의 광고를 선택적으로 스트리밍하는 기술과 광고를 단방향이 아니라 고객이 반응할 수 있는 양방향으로 보여주는 기술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광고를 클릭하면 해당 자동차가 줌인되면서 360도로 회전한다든가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오디오 퀴즈문제가 튀어나오고, 늘씬한 커버 걸을 클릭하면 패션쇼가 시작되는 식이다.

 이와 관련, 한 시장조사는 배너광고와 비교할 때 리치미디어가 재접속률이 22%, 클릭률이 35%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했다. 또 10명 중 7명이 리치미디어의 광고효과가 TV 못지않다고 지적했으며 9명은 프린트 광고와 같다고 응답했다. 또 인터넷 리서치 업체 e마케터는 미국기업이 98년도에 인터넷광고로 15억 달러를 지불했는데 리치미디어의 등장으로 2002년에는 최소한 89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24/7미디어코리아 윤기훈 이사는 『국내의 경우 PC방 문화가 발달한데다 최근 초고속 인터넷 접속서비스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제품이나 서비스 특성에 맞는 리치미디어를 비롯해 첨단광고 기법을 적극 도입하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내 인터넷광고업체도 제2세대 인터넷광고를 겨냥한 다양한 연구와 실험적 시도가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