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홈페이지 "군살" 뺀다

 국내 대기업 홈페이지에 다이어트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SK텔레콤 등 정보기술(IT)관련 업체들은 신속한 홈페이지 접속환경을 위해 자사의 웹사이트 HTML정보를 대폭 간소화하는 홈페이지 군살빼기에 들어갔다.

 이같은 움직임은 홈페이지가 화려한 이미지로 덧칠한 웹사이트보다는 핵심정보만 게재해 트래픽속도를 높이는 편이 낫다는 「실사구시」주의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자상거래를 할 때 홈페이지 접속시점에서부터 화면이 열리는 시간까지 8초를 넘기면 고객 이탈률이 급증한다는 미국 한 조사기관의 보고서와 같이 홈페이지 다이어트를 통해 인터넷병목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까지 자사 홈페이지(www.samsungelectronics.com/kr)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삼성전자는 67개나 되는 산하 웹사이트와 연동성을 높이기 위해 메인홈페이지를 텍스트 위주로 재구성, 전송속도를 증대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관련 웹사이트의 전송시간을 56Kbps 모뎀환경 기준 3초 이내로 하기 위해 페이지당 HTML정보를 50KB이하로 규정한 웹CI(Corporate Identity) 가이드라인에 따라 오는 12월말까지 수천페이지 분량의 산하 67개 홈페이지를 날씬하게 개편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홈페이지 감량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SK텔레콤은 10여개 관련 홈페이지에 중복수록된 정보를 찾아 삭제하는 한편 기업이미지(CI) 관리차원에서 불필요한 이미지정보를 대폭 정비해 내년 초에는 깔끔하고 신속한 웹사이트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SK텔레콤은 011, TTL, N.TOP 등 핵심사이트를 제외한 나머지 홈페이지 가운데 중요도가 떨어지는 사이트를 통폐합해 인터넷트래픽의 낭비요소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도 정보통신·전자분야 50여개 관련 홈페이지의 감량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LG전자는 이달초 홈페이지 개편 기본안을 마련하고 내년 3월까지 메인홈페이지(lge.co.kr)를 비롯한 산하 웹사이트를 페이지당 60KB이하로 재편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가능한 한 이미지사용을 줄이고 텍스트 위주의 간결한 형태로 자사 고유의 홈페이지 양식을 확립한다는 방침하에 웹디자인 전문업체와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통신과 한화그룹 등 페이지당 90∼100KB분량의 중후한 웹사이트환경을 선호해온 대기업들도 최근 홈페이지 감량작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이들 대기업의 웹사이트 운영자들은 앞으로 인터넷기반의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기존 기업홈페이지의 트래픽속도를 높이는 게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웹개발전문업체인 홍익인터넷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의 홈페이지 디자인 수요를 보면 화려한 서양 유화에서 여백의 미를 살린 동양화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대기업군들이 단순하고 기능적인 홈페이지환경을 선호하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