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중대형 컴퓨터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제품 공급업체들이 시장우위 선점을 위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토리지 전문업체인 한국EMC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컴퓨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IBM·한국HP·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컴팩코리아·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즈 등이 잇따라 사업강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경쟁에 나서고 있어 이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스토리지 시장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주변장치로 인식돼온 스토리지가 오히려 몸통인 서버의 가격을 크게 웃돌기 시작한데다 대규모 데이터처리가 필요한 데이터웨어하우징, CRM 등을 처리하기 위한 고객의 요구가 증대되면서 시장이 올들어 배 이상 급속히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EMC는 올해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EMC가 스토리지 전문업체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는 판단 아래 이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보다는 솔루션 경쟁으로 시장을 주도해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스토리지가 정보화의 하부구조(인포스트럭처)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협력업체들에 대한 사전영업과 기술지원을 대폭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또 본사가 인수한 데이터제너럴의 제품을 앞세워 중소형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EMC의 돌풍을 이어갈 방침이다.
히타치의 대용량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즈도 대용량 스토리지 시장이 EMC와 히타치의 양강체제로 굳어졌다는 판단 아래 재해복구 등 특정 솔루션을 앞세워 수요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한국HP와 LG히다찌가 히타치 제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어 이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또 메인프레임의 데이터 백업용 시장을 겨냥해 ATL사의 테이프 드라이브 라이브러리도 함께 공급해 스토리지 전문업체로서 자리를 굳혀나갈 계획이다.
한국IBM도 대용량 스토리지 시장을 겨냥한 ESS(일명 샤크)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자사의 메인프레임에도 EMC 등 전문업체 제품이 대량 채택됨에 따라 우선적으로 자사 수요확보에 나서는 한편 ESS가 각종 데이터를 경제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스토리지 전용 네트워크(SAN)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는 것을 내세워 증권·금융기관, 통신업체, 자동차업체 등을 집중공략해나갈 예정이다.
또 컴팩코리아도 자사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NT서버와 소형 유닉스서버 시장을 겨냥해 스토리지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해나간다는 전략 아래 전문인력 확보와 함께 가망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스토리지웍스의 강점인 범용성과 확장성, 안정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