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빌드업기판 시장을 잡아라 (1)

 차세대 다층인쇄회로기판(MLB)공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빌드업공법이 이동전화기와 노트북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기용 PCB에 적용되는 폭이 최근들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또 이들 정보통신기기의 경박단소화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현존하는 MLB공법 중 가장 얇고 초미세패턴설계가 가능한 빌드업공법은 앞으로 주력 MLB공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빌드업공법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국내 주요 PCB업체는 물론 중견 PCB업체들도 최근들어 이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척하는 한편 소재·약품·장비업체들과 제휴, 빌드업공법에서의 산업표준을 잡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PCB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있는 빌드업기판시장을 둘러싼 국내 PCB업계의 움직임과 최근 부각되는 빌드업기판 기술 현주소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빌드업기판 시대 개막

 빌드업기판시장이 뜨고 있다. 만개를 앞두고 꽃망울을 막 터뜨리려는 찰나다.

 세트업체의 사인만 있으면 국내 주요 PCB업체들은 빌드업기판을 마구 쏟아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또 그동안 빌드업기판 시장진입을 추진해온 중견 PCB업체들도 최근들어 이 시장 진출 출사표를 던지고 설비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이로 인해 국내 PCB산업 현장에는 빌드업기판용 생산설비 구축 선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97년 삼성전기가 국내 PCB업체로는 처음으로 빌드업기판사업에 뛰어든 것을 계기로 본격 점화된 국내 빌드업기판시장은 대덕전자가 이듬해 참여했으며 그 뒤를 이어 LG전자·코리아써키트·이수전자·서광전자 등이 이 시장에 가세했다.

 이처럼 국내 주요 PCB업체들이 빌드업기판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는 이동전화기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이동전화서비스가 본격 실시됨에 따라 휴대하기 간편하고 가벼운 이동전화기 개발은 전화기업계의 숙원과제였다. 특히 지난 97년부터 본격화된 PCS서비스를 계기로 이동전화기업체 사이의 이동전화기 경량화 경쟁은 가히 한달이 멀다하고 신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불을 뿜었다.

 이동전화기를 작고 가볍게 설계, 휴대하기 쉽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부품 수를 줄이고 밀집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동전화기의 핵심 부품인 PCB의 크기를 현격하게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당시 국내 PCB기술로는 더 이상 얇고 콤팩트한 PCB를 제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같은 난관에 봉착한 국내 PCB업계에 활로를 뚫어준 것이 바로 빌드업공법이다. 미국의 IBM을 비롯해 일본의 마쓰시타·도시바 등 선진국 PCB업체들은 기존 MLB공법보다 약 30% 정도 작고 얇게 만들 수 있는 PCB 제조공법을 개발, 컴퓨터와 이동통신기기에 접목하고 있었다.

 일명 벽돌공법이라 불리는 이 빌드업공법은 레진코팅원판(RCC)이라는 최첨단 소재와 레이저드릴이라는 장비를 활용하는 최첨단 MLB공법으로 이동전화기같은 휴대형 정보통신기기용 PCB 제조에 가장 적합한 공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이동전화기업체들이 이 빌드업공법을 활용해 콤팩트한 이동전화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삼성전기는 곧바로 빌드업기판 개발에 착수, 국내 처음으로 이동전화기용 빌드업공법을 개발했다.

 공법 개발에 자신감을 얻은 삼성전기가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빌드업기판사업을 벌이자 이에 자극받은 대덕전자·LG전자가 이 사업에 뛰어들어 국내 빌드업기판 시대는 본격 개막됐다.

 현재 빌드업기판은 이동전화기에만 적용되고 있으나 앞으로 TFT LCD, 개인휴대단말기, 네트워크시스템, 컴퓨터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보여 2000년 주력 PCB공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