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자표기 개정안 해당 도메인 "울상"

 지난 17일 확정, 발표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개정시안은 인터넷 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시안이 공청회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확정되면 당장 지금까지 사용했던 홈페이지의 도메인명을 달라진 표기법에 따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이에 해당되는 도메인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적잖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반해 도메인 판매 및 대행업계는 뜻밖의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달라진 표기법에 따르면 PUSAN이나 TAEGU를 BUSAN이나 DAEGU로 바꿔야 하며 Kimch’i나 Tokdo 역시 Gimchi나 Dokdo로 각각 바꿔 써야 하기 때문에 이번 개정시안에 해당하는 도메인명을 사용하던 업체들은 당장 도메인명을 바꿔 등록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터넷의 대중화가 급진전되면서 도메인명의 가치가 1억원을 호가하는 등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현실에 비춰볼 때 네티즌에게 애써 각인시켜 온 도메인명을 바꾸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도메인사업자들과 도메인등록을 대행해주는 웹호스팅업체들은 로마자 표기법 개정시안이 발표됨과 동시에 달라진 표기법에 맞춰 새로 도메인을 등록하려는 네티즌이 몰려옴에 따라 때아닌 특수를 누릴 것으로 잔뜩 기대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도메인등록을 대행해주는 한 웹호스팅업체 관계자는 『평소 30∼40건에 불과하던 도메인신청건수가 개정시안발표 이후 배이상 늘어났으며 일부 발빠른 네티즌은 발표 3, 4일 전부터 개정시안에 맞춰 도메인 등록을 신청해왔다』며 앞으로 도메인 신규신청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개정시안은 실제 한국발음을 중요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당장 도로표지판을 교체해야 하는 것처럼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터넷 홈페이지의 도메인명을 바꿔야 하는 업체 입장에선 이를 수긍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