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COMDEX Fall 99> 새 천년 컴퓨터환경 (4.끝)

 이번 99 추계 컴덱스는 우리나라 정보기술(IT)업체에 있어선 상당히 의미있는 행사였다. 참가한 국내 컴퓨터업체들의 성과가 그 어느 때보다 컸기 때문이다.

 국내 컴퓨터업체들은 이번 컴덱스에서 모두 20억 달러 규모의 수출상담과 7200만 달러 어치의 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실적면에서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또 일부 업체는 현지업체와 합작사 설립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 최대의 컴퓨터시장인 미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컴덱스는 기존에 국내 대기업 위주의 행사 참여에서 벗어나 벤처기업·중소기업 등이 대거 포진했으며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물론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부문의 업체들이 참가해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이같은 국내 업체들의 성과는 정부가 한국관 공동설립 등을 통해 재정 및 제도적인 측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한데다 국내 업체들이 기술 및 가격 경쟁력 확보를 밑거름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사업력을 집중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컴덱스쇼에서 국내 업체들의 성과가 가장 가시화된 부문은 수출상담 및 계약실적이다. 하드웨어 업체로는 주홍정보통신(대표 신영건)이 케이블모뎀 등 정보통신 기기분야에서 2000만 달러의 수출상담을 벌였으며, 911컴퓨터(대표 박승욱)는 한 대의 PC에서 3가지의 서로 다른 운용체계(OS)를 선택,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하드디스크 선택장치를 출품해 미국·유럽·남미 등지의 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의 투자상담 실적을 이루어냈다.

 MPEG2 인코더를 출품한 시그넥틱스(대표 이도현)의 경우 모토롤러에 이 제품을 샘플 제공키로 한 것을 포함해 총 30만 달러 규모의 투자상담실적을 올렸다.

 하드웨어 업체에 이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유명 기업들로부터 출품제품 납품 혹은 번들판매 제의를 잇달아 받아 지난해에 비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달성했다.

 대표적으로 엑스온시스템(대표 이중희)이 일본 히타치와 미국 IT업체인 S사로부터 출품작인 「웹 프레임 서버 SW」의 번들계약을 제의받았고, 미디어솔루션(대표 임용재)은 통합 멀티미디어 키오스크 저작도구를 출품, 미국 정부와 캐나다 델타항공 등 10여개 기관에서 납품요청을 받았으며 전시회 이후에 별도 가격협상을 추진키로 했다.

 미디어솔루션이 출품한 키오스크 저작도구인 「미디어 맥스」는 안내기능 중심의 기존 키오스크와 달리 인터넷 전자우편, 주문형비디오(VOD), 위성TV 등의 기능을 동시에 지원하는 키오스크 제작이 가능하다. 소프트웨어 유통 전문업체로 유일하게 이번 컴덱스에 참가한 소프트랜드(대표 신영근)는 데이터 압축·복원 프로그램인 「집 앤 얼」을 미국 시만텍에 번들 공급키로 하고 향후 별도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소프트랜드는 이 협상이 성사되면 1000만 달러 이상의 제품을 시만텍에 공급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 상담·계약에 이어 현지업체와 합작사 설립 및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는 이른바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 확보」 성과도 높다.

 이외에도 이번 컴덱스에 참가한 많은 업체들이 외국 업체들과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어 컴덱스의 성과가 향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라스베이거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