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술적 상황에서 TFT LCD가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기의 핵심 디스플레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최근 PDP 등 TFT LCD의 대안으로 여러 신기술들이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생산원가나 전력소모, 무게나 두께, 데이터 처리능력 등의 측면에서 휴대형 정보기기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쟁상대가 못된다. 현재 노트북PC가 주력인 TFT LCD 시장은 데스크톱PC용 모니터, 일체형 PC, 나아가 TV분야로 확장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TFT LCD 시장의 90%는 노트북PC이고 데스크톱PC용 시장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보여준 TFT LCD의 폭발력은 놀랄 만한 수준이다. STN(Super Twisted Nematic)급 LCD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노트북PC 시장을 단기간에 거의 100% 가까이 갈아치웠다. 이같은 폭발력은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시장 전망
우선 주력인 노트북PC용 TFT LCD 시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13∼16%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 시장 전망에 정평이 있는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노트북PC용 TFT LCD 시장이 올해 1755만6000개에서 오는 2002년 2574만개 수준으로 연평균 14%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사는 올해 1910만개에서 2002년 3000만개로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점치고 있으며 IDC는 올해 1923만8000개에서 2002년 2808만6000개로 연평균 13%의 다소 보수적인 성장률을 예측했다.
세계 TFT LCD업체들이 전략 시장으로 파악하고 있는 모니터용 TFT LCD 시장은 노트북 시장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노무라연구소측은 모니터용 TFT LCD 수요가 올해 310만개에서 2000년 512만7000개, 2002년 1803만3000개로 연평균 79%의 매우 높은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IDC는 데스크톱용 모니터 시장에서 TFT LCD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3% 정도에서 2002년 10%인 1200만개, 2005년에는 전체 모니터 시장의 38%인 4000만대 정도가 LCD모니터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LCD TV 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는 TFT LCD가 기술적으로 30인치 이상의 대화면 제품 개발이 어렵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TFT LCD 시장에서 주력 제품의 사이즈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업체별 원가 경쟁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99년 현재 노트북PC용 TFT LCD 시장의 주력은 13.3인치(39%)와 12.1인치(25%), 14.1인치(20%) 순이다.
내년에도 이같은 구도에는 큰 변함이 없으나 13.3인치(35%)와 12.1인치(19%)의 수요가 다소 줄고 14.1인치가 29%로 9%포인트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트북PC용 디스플레이로는 한계라고 할 수 있는 15인치 수요도 5%에서 8%로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15인치(41%)와 14.1인치(38%)가 전체의 8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모니터용 TFT LCD 시장은 내년에 17인치·18인치급(23%)의 부상이 예상된다.
수급전망
현재 TFT LCD는 절대적으로 공급 부족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적으로 310만개 정도의 TFT LCD 패널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같은 수급불안 현상은 일러야 2001년 초면 급속히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세계 1, 2위 업체가 대대적인 4세대 설비투자를 실시하고 있는데다 현대전자와 대만 업체들이 대단히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2001년 하반기부터는 예전의 D램 시장과 유사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심각한 가격 폭락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다만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모니터 시장과 TV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신장할 경우, 공급부족 상황이 2002년 이후까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생산규모
최근 1∼2년간 집중적인 설비투자를 강행한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세계 1, 2위의 생산능력을 갖춤에 따라 세계 TFT LCD 시장은 전통적인 강국인 일본과 한국의 2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다.
여기에 현대전자가 외자 유치를 통한 분사를 전제로 최근 대대적인 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전체적인 생산량 면에서 일본과의 격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TSR사가 지난 8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TFT LCD 생산량은 405만6000개, LG필립스LCD는 345만60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일본의 샤프사가 271만2000개, 일본 도시바와 미국 IBM의 합작사인 DTI사가 268만8000개 가량을 생산, 3위와 4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