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딜리아니라는 이름에서 화가를 연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1918년 이탈리아 태생인 프랑코 모딜리아니(Franco Modigliani)는 198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이유가 「저축과 금융시장에 대한 선구적 분석」이었지만, 케인스의 입장을 견지해온 전통적인 케인스주의자다. 그의 거시경제이론 연구의 출발점 역시 케인스의 해석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케인스주의와 고전학파의 차이를 노동시장을 포함하는 일반균형 모형의 형태로 처음 정식화했다는 점에서 그의 연구의 신선함이 돋보인다. 일반 균형이란 재화시장, 화폐시장, 노동시장이라는 세 개 시장의 균형상태를 표현한 것을 말하는데 이 이론을 바로 모딜리아니가 창시한 것이다. 이것은 모딜리아니가 케인스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이에 반대하는 통화주의론자로 분류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세계 거시 경제학계는 70년대 두 번에 걸친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케인스주의자와 통화주의자로 양분됐는데 모딜리아니는 양진영 어느 쪽으로도 분류되고 있다. 모딜리아니가 대표적 통화주의자인 프리드먼과 비슷해 보이는 것도 그의 연구주제가 화폐이론이나 소비이론 같은 분야였기 때문이다.
모딜리아니는 청년시절 로마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1939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뉴스쿨에서 사회과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46년 미국에 귀화한 이래 시카고대학, 하버드대학 등을 거쳐 1962년부터 현재까지 MIT에 적을 두고 있다. 케인스경제학의 전성기가 지난 76년 미국 경제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