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99 슈퍼컴퓨팅 콘퍼런스> 슈퍼컴의 종류와 장단점 비교

 슈퍼컴퓨터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파이프라인 개념과 벡터연산을 이용하는 정통 벡터(Vector)형 슈퍼컴퓨터, 리스크(RISC) 기반 칩에 유닉스 서버의 성능을 향상시킨 초병렬시스템(MPP:Massively Parallel Processor), 그리고 이 두가지를 혼합시킨 병렬벡터형 프로세서(PVP:Parallel Vector Processor)시스템이 그것이다.

벡터형 슈퍼컴퓨터

 벡터형 슈퍼컴은 미국의 시모어 크레이에 의해 최초로 상용화 됐으나 현재는 주도권을 일본 개발업체들에 넘겨준 상태다. 벡터형 컴퓨터의 장점은 실효성능이 높고 개발 역사가 긴 만큼 소프트웨어가 풍부하게 지원되고 있다는 점이다.

 슈퍼컴퓨터 성능을 표시하는 이론성능치에서 벡터형 슈퍼컴퓨터는 이론성능치의 평균 40% 정도의 실효성능치를 나타내고 있다. 초병렬형 슈퍼컴퓨터의 경우 이에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황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다.

 또 소프트웨어들이 풍부하게 지원되고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고, 슈퍼컴퓨터에 대한 특별지식 없이도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벡터형 슈퍼컴퓨터의 최대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초기 구입비용이 너무 비싸고 또 확장성이 풍부하지 못해 구입한 지 몇년 후면 구형 모델이 돼 새로운 제품을 다시 구입해야 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초병렬 슈퍼컴퓨터

 초기 구입가격이 비싸다는 벡터형 슈퍼컴퓨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제품이 초병렬 슈퍼컴퓨터다. 초병렬형 슈퍼컴퓨터는 저가 리스크 기반의 칩을 이용하여 여러 개 워크스테이션급의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 슈퍼컴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단가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방식은 다시 다수의 프로세서가 메모리를 공유하는 방식과 각각의 프로세서가 별도의 메모리를 갖는 MPP방식으로 구분된다.

 이 방식은 분산메모리(Distributed Memory) 형태로서 각각의 프로세서가 고유의 메모리를 가지고 있어 SMP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복수의 프로세서와 하나의 메모리간 병목현상을 없애 가격이 싸고 확장성이 뛰어나다.

 기존의 벡터형 슈퍼컴퓨터가 과학연산으로 사용범위가 국한된 반면, 초병렬형 슈퍼컴퓨터는 일반 유닉스 서버의 성능을 향상시킨 형태이기 때문에 각종 DB를 활용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병렬형 컴퓨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하드웨어적인 성능 개선 속도가 더디고 벡터형 슈퍼컴퓨터의 높은 성능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 병렬처리를 위한 프로그래밍에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요한다는 사실, 그리고 응용 소프트웨어 지원 부족 등도 결점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개발업체에 의해 비약적인 성능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벡터형 슈퍼컴퓨터의 연산능력에 대해서는 다소 못미치는 편이다.

병렬형 벡터시스템

 벡터형, 병렬형 슈퍼컴퓨터 두 가지 시스템의 장점만을 취해 개발된 시스템이 바로 PVP시스템이다.

 벡터형 슈퍼컴퓨터의 연산성능을 살리면서 분산메모리 형태를 채택하여 병렬처리가 가능하며 프로세서의 확장 한계를 늘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이 PVP시스템의 특징이다.

 이 PVP시스템은 기존의 벡터형 슈퍼컴퓨터의 코드를 그대로 승계할 수 있으며, 다양한 라이브러리와 툴을 이용하여 병렬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꼽힌다.

 특히, 벡터형 슈퍼컴퓨터의 최대 단점인 고가격 문제를 최첨단 CMOS 기술을 채택하여 극복했다는 점에서 이 시스템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