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는 24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방안이 확정됨으로써 일단 회생의 기회를 잡게 됐다.
채권단은 당초 중간 실사 결과에 대해 지난달 15일 워크아웃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실사작업이 늦어지면서 발표도 몇 차례 연기했었다.
채권단은 이날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보통주 3947억원, 전환사채(CB) 1조 653억원 등 총 1조4600억원의 부채를 출자전환키로 하는 내용의 워크아웃방안을 확정했다.
채권단은 또 나머지 부채에 대해서도 오는 2004년말까지 원금상환을 유예해주고 금리는 담보채권의 경우 우대금리 -1%, 무담보채권은 2002년말까지 연 1%, 2004년말까지는 우대금리 -2%를 각각 적용하기로 했다.
이같은 내용은 당초 지난 2일 채권단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것보다는 크게 줄어들었다. 당시 확정된 안은 △원리금을 2004년말까지 상환유예 및 우대금리 적용 △해외채권단의 동의예상분 포함해 총 1조8000억원 출자전환 △2000년부터 5년간 이자 6800억원 탕감 등이었다.
채권단은 자산 초과 부채가 2조68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된 중간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은 채무조정안을 잠정 확정했었다. 그러나 24일 확정된 최종 워크아웃 내용에서는 해외채권단의 출자전환분이 빠져 있어 금액이 당초 안보다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번에 결정된 부채 출자금액만으로도 대우전자는 연간 4000억∼5000억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비 부담이 연 6000억원에 이르면서 영업이익에 비해 금융비용이 많았다』면서 『이번 채권단의 결정으로 1년에 이자를 1300억∼14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출 수 있게 돼 그만큼 영업이익을 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채권단의 결정으로 사업구조조정은 급류를 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전자의 장기형 사장은 출자전환 확정과 동시에 사업구조조정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대우전자는 우선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함과 함께 임원수를 3분의 1로 줄인 것을 시작으로 사업부의 통폐합 및 우량사업부의 독립법인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해외사업장 가운데 적자사업장은 정리하는 한편 사업장의 재배치가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채권단의 부채 출자전환 내용이 해외채권단의 협상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채권단은 해외채권단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따라서 해외채권단과의 협상결과가 지지부진할 경우 오히려 채권단의 결정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모처럼 조성된 대우전자의 회생기회가 상실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관련, 대우전자의 한 관계자는 『(주)대우를 주관으로 해 해외채권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번에 워크아웃 4사 중에서 대우전자만 결정된 예에서 보듯이 기업내용이 건실하기 때문에 해외채권단과의 협상도 별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채권단과 협의가 순조롭게 이루어져 예정대로 채권단의 부채 출자전환이 집행된다면 대우전자는 악성부채가 없어지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우량기업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