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전자-美레드햇 공동, 리눅스법인 설립 "초읽기"

 그동안 난항을 거듭해온 가산전자와 미국 레드햇사 간의 리눅스 전문업체 설립 협상이 타결될 전망이다.

 가산전자(대표 오봉환)는 지난 9월 세계 최대 리눅스 전문업체 가운데 하나인 미국 레드햇사와 공동으로 국내에 리눅스사업을 전담할 현지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가산전자와 레드햇사는 신설될 현지법인의 자본금 규모 및 지분율 조정 등에 이견을 보여 현지법인 설립 협상 타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부에서는 가산전자가 주가관리를 위해 공식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이를 발표했다거나 가산전자와 레드햇사의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가산전자의 한 관계자는 『레드햇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며 그동안 레드햇과 지속적인 협상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가산전자가 레드햇과의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레드햇사가 국내 독자진출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국내 리눅스산업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레드햇사는 자사 주식이 최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급등함에 따라 자본여력이 생기자 신설될 현지법인에 100% 출자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리눅스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가산전자는 이에 반대한 것.

 현재 가산전자는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레드햇사와의 협상을 끝내고 내년 초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일부 국내 업체들이 레드햇사와 별도로 접촉해 현지법인 설립에 대한 의향을 타진하는 등 레드햇사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을 막고 레드햇 한국법인 설립을 통해 국내 리눅스산업에 확고한 입지를 다지겠다는 것이 가산전자의 계산이다.

 이에 따라 가산전자와 레드햇사는 12월 초 레드햇사의 관계자가 방한하는 것을 계기로 협상을 마무리짓고 신임사장 및 자본금 확보 등 본격적인 현지법인 설립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가산전자의 한 관계자는 『리눅스사업을 전담할 신설법인의 자본규모는 최소 5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일부에서 가산과 레드햇과의 한국법인 설립협상이 깨졌다는 소문이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리눅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산전자는 개인휴대단말기(PDA) 제조 및 인터넷 전용서버인 넷와인더 등의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어 레드햇과의 협상을 결렬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내년에는 레드햇뿐 아니라 칼데라시스템스, 터보리눅스 등 세계적인 리눅스 전문업체들이 국내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리눅스산업이 커다란 변혁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