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인 L씨가 몇 달 전 겪은 일이다.
굴지의 대기업에 임원 한 명을 소개했다. 소개받은 임원이 마음에 들었는지 해당 회사의 사장이 고맙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 며칠 뒤 그 회사의 인사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수수료를 내려달라는 요청이었다.
L씨가 무슨 소리냐고 묻자 그 인사부장은 『처음보다 연봉이 올랐으니 조금 깎자』며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어처구니 없었지만 나중에 또다시 의뢰받을 것을 생각해 「아주 조금」 깎아줬다. 불쾌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는 헤드헌팅 업계에 이따금 있다고 한다. 대부분 국내 기업들이다. 외국 기업들은 인재 채용을 중요한 일로 생각해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헤드헌터에 맡겼다면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라 보고 정한 비용을 그대로 지불한다.
국내 기업 가운데 일부는 그렇지 않다.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면서도 여기에 드는 비용을 아까워한다.
그러면서도 기업 경쟁력의 척도는 사람이라고 되뇌인다. 전문성 부족, 자질 미흡 등 헤드헌팅 업계의 문제점도 없지 않으나 사람을 바라보는 국내 기업의 그릇된 시각에 비해서는 거의 문제도 아닌 듯 싶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