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스템통합(SI) 시장에서 20위권에 속하는 주요 업체들의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씩 크게 증가한 것은 우선 공공부문의 정보화 관련 투자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반기에도 기업의 수익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정보화 수요가 발생함과 동시에 실제로 정보화에 대한 투자가 재개됨으로써 SI업계의 매출은 IMF체제 이전 수준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올해 SI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이같은 외형성장과 함께 경상이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됐으며 그동안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올해 대부분의 SI업체들은 지난해 수준의 2배 가까운 경상이익을 실현함으로써 그동안 강조해온 내실 위주의 경영을 통한 수익 우선주의 정책이 큰 실효를 거둔 것을 자체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LGEDS의 경우 올해 200억원 이상의 경상이익 실현과 함께 그룹의존율도 56%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쌍용정보통신이 전체 매출 가운데 80% 이상을 외부사업 수주를 통해 벌어들인 것은 SI산업 전체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또 대부분 그룹수요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국내 SI사업의 한계가 올해를 계기로 점차 극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사업영역도 국방·스포츠·지리정보시스템(GIS)·네트워크 등 전문 사업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국내 SI산업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내 SI업계 최초로 삼성SDS가 매출 규모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성장산업으로서 SI산업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한 업체의 경사라기보다는 업계 전체의 쾌거임에 틀림없다. SI사업이 충분한 시장성과 사업성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내 SI산업이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는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SI업체들이 올해 외형적인 성장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그룹내 시스템운영(SM)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으며 상위 20위권내 SI업체의 전체시장 점유율이 87% 수준에 달하는 등 고질적인 문제는 아직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SI산업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발전과 중소업체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업계공동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