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슈퍼컴 운영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정선종)과 신규 운영기관인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소장 조영화)가 구 시스템공학연구소 건물 이관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연구개발망, 슈퍼컴퓨터 운영을 담당하는 연구개발정보센터의 업무공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문제의 발단은 ETRI가 관리해온 슈퍼컴퓨터센터를 연구개발정보센터가 이관받으면서부터.
이와 관련, ETRI와 연구개발정보센터는 지난달 15일 한국과학기술원 인근 제1연구동(구 시스템공학연구소 건물)을 연구개발정보센터에 이관하는 대신 연구개발정보센터의 신청사 건립비용 112억원을 ETRI 협력연구동 신축에 사용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양측은 건물입주일자 등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채 연구개발정보센터측이 기존 건물의 임대기간이 11월 30일로 만료됐다는 이유를 들어 전격적으로 이사를 단행, ETRI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ETRI측은 기존에 입주해 있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벤처기업이 새로 지은 신관 건물로 이전하려면 통신공사 등이 필요한데 이러한 작업이 이뤄지는 오는 6일까지는 당장 이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정보센터 직원들은 30여대 분량의 이삿짐을 로비와 복도에 쌓아두고 2층 임시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개발정보센터 관계자는 『기존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11월 30일까지 건물을 비워줄 것을 수 차례 요구했으나 ETRI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는 반면 ETRI측은 『약정서는 공공기술이사회와 산업기술이사회에서 통과가 된 날로부터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에 이사에 따른 업무공백은 전적으로 연구개발정보센터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개발정보센터의 한 관계자는 『112억원이라는 신청사 건립비용을 ETRI협력연구동 건립에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ETRI 요구대로 센터 건물 중 5층 이상을 ETRI 창업지원센터에 무상으로 임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약정한 건물에 대한 운영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TRI의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정보센터 규모라면 진흥원에서 사용중인 740평만을 사용해도 가능한데 3, 4층에 입주해 있는 정보통신 벤처기업마저 신관으로 이전하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