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L창투 한범희 사장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은 가족같은 관계여야 합니다. 가족처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서로 투명해야 하며 도덕성을 갖춰야 합니다. 그래야 부족한 부분을 서로 잘 지원할 수 있으니까요.』
지난 7월에 문을 연 신생 창투사임에도 불구, 과감한 투자로 주목받고 있는 KDL창투의 한범희 사장(44)은 벤처캐피털과 벤처기업의 관계를 「가족론」으로 압축, 설명한다. 벤처캐피털이 단순히 돈만 지원하는 금융기관이 아니라 투자기업과 호흡을 같이하며 함께 성장하려면 한가족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KDL에는 벤처펀드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가급적이면 만들지 않을 작정입니다. 굳이 펀드를 만들지 않더라도 끈끈한 인간관계로 뭉친 다양한 에인절(개인투자자)들이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재원은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한 사장의 가족론은 투자기업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까지 적용된다. 한 사장은 체이스맨해튼은행, 제일투자자문, 교보증권, 아세아투자자문 등을 거치면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양질의 에인절그룹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KDL은 자본금(100억원) 외에도 수백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장단기적 투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정보통신, 인터넷, 전자상거래, 반도체, 리눅스 등이 유망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투자의 우선순위는 한국 경제의 인프라가 될 수 있는 제조업분야라 생각합니다. 수입대체 및 수출효과가 크고 한국이 자존심을 갖고 꼭 지켜나가야할 분야라면 더욱 좋겠지요.』
한 사장은 단순한 캐피털게인(수익률) 못지않게 벤처캐피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그가 미래 유망업종으로 강조하는 분야는 생명공학이다. 이를테면 신약, 환경, 종묘, 유전공학, 토양개선 등이다.
『벤처캐피털은 투자기업은 물론 궁극적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야 합니다. 그럴려면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벤처기업 100개 정도는 육성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한 사장의 궁극적인 꿈은 벤처스타를 대거 배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벤처타운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