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보시스템(MIS)은 그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너무 홀대를 당한 측면이 있습니다.』
창립 10년째를 맞은 한국경영정보학회(KMIS)의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서울대 안중호 교수(48·경영학과). 새천년 시작과 함께 무거운 짐을 지게 된 안 교수는 신임회장답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자신감을 과시한다.
『MIS를 아직도 자료관리, 회계처리를 위한 시스템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조직의 경영혁신에 정보기술(IT)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MIS라는 것을 이제 적극 알리고 이해시켜야겠지요.』
기업의 CIO나 정부부처의 정보화담당관들이 조직내에서 위상이 약한 것도 MIS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해부족은 기업보다는 정부 공무원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느껴진다고 안 교수는 진단했다. 「행정은 기업경영과 다르다」는 인식하에 경영정보학자들의 조언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한다.
안 교수는 정보통신 정책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올 3월 제2차 정부조직 개편작업 때 정부부처의 경영진단을 수행한 「경영진단조정위원회」에서 정보화 부문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선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말을 아껴왔었다. 이제 KMIS의 새천년을 이끌 조타수가 된 만큼 아껴왔던 말들도 조심스럽게 풀어 볼 생각이다.
『행정학자들이 할 일이 있고 정보과학자들이 할 일이 있듯이 경영정보학자들의 역할과 임무가 절대 필요한 것이 국가 정보화 정책』이라고 강조하는 안 교수는 정보화 정책에 경영정보학자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는 가능한 한 많은 전문가들의 지혜를 결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안 교수는 자칫 국가 정보화 정책에 참여하는 전문가 집단간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양상이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문제에 대한 지적은 어찌 보면 쉽다. 그러나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해 올바른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면 외부에 대한 지적은 공허한 투정일 수밖에 없다. 안 교수도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학회 스스로의 역량 강화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