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연구소 탐방> 포항공대 전산수학연구센터

 전산학의 기원은 수학에서 출발한다.

 초기 전산학이라는 학문이 계산통계학과, 전자계산학과 등으로 불렸던 것도 바로 이러한 기원에서 비롯된다.

 복잡한 계산문제를 어떻게 하면 쉽게 풀어낼 수 있을까. 또 어려운 계산문제를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처리하면 얼마나 간편할까.

 이같은 연구진들의 고민이 0과 1로 구성된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냈다.

 수학자들의 노력은 전산학을 탄생시켰고 공학분야와 접목되면서 컴퓨터공학과, 컴퓨터과학과, 응용통계학과, 계산통계학과, 전자계산학과 등을 파생시켰다. 더 나아가 이공계열은 물론 인문사회계열에서도 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필수과목으로 떠올라 그야말로 0과 1로 구성된 디지털 세상이 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수학의 역할은 고전적 학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정보기술분야와 다소 동떨어진 것처럼 세간에 비쳐지고 있다.

 포항공대 전산수학연구센터(소장 곽진호)는 이러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수학과 전산학을 연계해 차세대 정보산업분야의 첨단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올 7월 설립됐다.

 과학재단 우수연구센터로 지정된 전산수학연구센터는 국내 전산수학 연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시켜 미래 핵심사업인 정보과학 육성에 이바지한다는 설립목적을 세웠다.

 센터는 우선 국내 최고 수준의 전산수학 연구 선도그룹을 만들어 범학제적, 범센터적 협동연구와 국제공동연구를 병행할 계획이다.

 이들을 통해 정보통신 분야 기술개발에 필요한 암호학·부호학 이론 정립과 조합수학 연구, 금융거래에서의 위험관리를 피할 수 있는 수리적 방법론 등의 계산수학 연구에 돌입한다는 세부계획을 마련했다.

 차세대 양자 암호화 개발과 금융거래의 안전성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도 이들의 과제다.

 이같은 계획 아래 연구진들은 정보통신 기반기술에 필요한 이론적 토대를 확립하고 통신기술, 정보관리 분야의 첨단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편미분 방정식과 적분 방정식을 이용한 금융거래 관리기법을 모형화해 조만간 도래할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점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화시대에 대비해 금융수학과 계산과학분야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거대 계산법에 대한 연구도 조만간 추진할 예정이다.

 연구진들은 센터설립을 계기로 암호·부호이론과 위험관리, 거대계산을 위한 병렬알고리듬 분야의 독창적인 기술개발은 물론 독특한 전산수학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센터가 추진중인 또하나의 사업은 국제협력사업의 강화다. 전산분야의 중심인 미국 등 선진국과 공동연구를 추진해 국내 연구수준의 국제화를 꾀하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의 정보전산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열린교육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초연구와 기초기술의 현장적용을 지향하는 「지식이전 3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석·박사 과정 학생과 박사후 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내외에 연수시켜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기술개발의 토대로 만들 계획이다.

 곽진호 소장은 『국내외 유수 연구인력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수준의 연구전문집단을 만들 것』이라며 『응용성 높은 연구개발로 국내 전산분야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