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에 「탈 남성, 탈 청소년」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여성과 아동층을 겨냥한 게임물이 러시를 이루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신생 게임개발사인 두레소프트는 TV프로그램 「사랑의 스튜디오」를 연상시키는 사이버미팅게임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게임포털과 PC통신 등을 통해 제공할 예정인 이 게임은 반드시 남·녀가 짝을 지어 참가하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문화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게이머가 자신을 대신해 미팅에 참가하는 캐릭터를 위해 옷을 고르고 액세서리를 치장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여성취향의 접근으로 기존의 게임과는 한층 더 차별화된다는 것이 시범서비스를 접한 게이머들의 반응이다.
TV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사용해 「멀크와 스웽크」라는 액션게임을 제작한 J3인터액티브는 이 게임의 캐릭터가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점을 착안해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와 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게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게임대회 장면을 케이블TV를 통해 방영함으로써 자녀와 부모가 함께 게임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J3의 김록윤 이사는 『폭력성이 없는 아동용 게임으로 게임에 대한 건전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게임을 가족단위의 오락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하고 『게임대회를 시작한 후 게임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좋은 받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대회 전문회사인 고수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최근 여성에게만 참가자격을 주는 「제1회 한국 여성 스타크래프트 게임대회」를 개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대회에는 예선과 본선을 포함해 총 150여명의 여성 게이머가 참여, 여성 게이머층의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고수의 박배균 사장은 『그동안 국내 게임시장은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남성들의 오락문화로 간주돼 상대적으로 여성 게이머들이 소외돼 왔다』면서 『국내 게임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여성을 적극 참여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분기별로 여성만이 참여하는 게임대회를 개최, 여성 스타 게이머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밖에 온라인게임회사 넥슨이 상용서비스를 개시한 「퀴즈퀴즈」라는 온라인게임도 남·녀 커플 단위의 참여가 늘면서 동시접속자가 최대 1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여성은 물론 80대 노인까지 게임을 즐길 정도로 게임이 대중 오락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게임인구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게임의 소재와 서비스가 현재보다 훨씬 다양해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유형오기자 hoyoo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