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가격 가파른 오름세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달리고 있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4일 관련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조립PC 업계의 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중용량인 6.4GB, 8.4GB급 HDD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공급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가격이 지난달 초에 비해 판매가 기준으로 1만5000∼2만원 정도 올랐다.

 이와 함께 그동안 수요가 많지 않았던 인터넷PC도 최근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PC에 주로 장착되는 6.4GB급 HDD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용산 등 전자상가의 주요 HDD 대리점들은 6.4GB 및 8.4GB 용량의 HDD를 구하느라 국내외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물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미 전세계적으로 PC제조업계가 성수기에 접어들어 공급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PC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OEM시장에는 HDD 정식 대리점들 조차 6.4GB∼8.4GB급 공급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으며 용산 전자상가·테크노마트 등 소매시장에만 소량으로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6.4GB 용량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11개 인터넷PC 업체들은 HDD공급부족이 심화되자 아예 이달부터 6.4GB보다는 공급이 비교적 나은 8.4GB급을 채택키로 했으며 일부 업체는 10GB대로 사양을 높이기로 했다.

 업계에는 이달초 후지쯔로부터 상당한 물량이 풀릴 것이란 예측이 나돌았으나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물량이 풀리지 않고 있다.

 이처럼 OEM 공급물량이 달리자 일선 상가에서 HDD 시세도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 2·4분기만해도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12만원대까지 내려갔던 6.4GB 용량의 제품은 지난달 중순 이후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13만원을 넘었으며 8.4GB 제품도 14만5000원을 넘어섰다.

 OEM 시장과 조립PC 시장에서 이처럼 중용량 HDD가 인기를 끌자 그동안 환율 및 수요 감소에 눌려 수입을 보류해 왔던 그레이 제품 공급업체들이 수입을 재개하고 있다.

 이들 그레이 제품 수입업자들은 대용량으로는 IBM제품을 1000∼2000개 단위로 들여오고 있으며 6.4GB∼8.4GB의 중용량으로는 후지쯔·맥스터 제품을 2000∼3000개씩 들여와 조립PC 시장과 OEM업계에 공급하고 있다.

 HDD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방학과 졸업·입학시즌이 겹치면서 HDD의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연초에 있을 제조업체들의 휴무까지 감안하면 HDD 시세는 당분간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