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2000년에 중책을 맡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걱정이 앞섭니다.』
신임 대한전자공학회장으로 선출된 국민대 전자공학부 김도현 교수(56)에게선 학문으로 외길을 걸어온 전형적인 학자풍이 느껴진다. 김 교수는 지난 74년부터 25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학회 활동을 해왔다. 그동안 대한전자공학회의 총무이사, 편집위원장, 수석부회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학회일에 헌신했다는 점에서 학회의 새 천년 새 설계를 맡을 적임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내년도에 꼭 해야 할 역점 사업으로 3가지를 꼽는다.
대한전자공학회는 회원수가 2만1000명이나 되는 국내 최대의 학술단체. 그래서 우선은 보다 많은 회원들이 세계 최고권위 과학논문초록인 SCI(Science Citation Index)에 실릴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논문 및 학술지를 발표토록 독려할 계획이다. 그리고 기업체 회원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세미나를 비롯,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할 예정이다. 학술교류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라고 김 교수는 강조한다.
『대한전자공학회는 매년 일본 전자정보통신학회를 비롯, 아시아권 학술단체들과 심포지엄을 통해 만나왔습니다. 내년에는 보다 규모 있고 내실 있는 국제적 학술행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입니다.』
김 교수는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직후 집안일로 고향 안동을 다녀왔다. 종가집과 선영이 있는 안동은 그에겐 언제 내려가도 푸근한 곳이다. 안동은 옛날부터 「조선 인재의 절반이 영남이요, 영남인재의 절반이 안동」이라는 말이 내려올 만큼 명현거유(名賢巨儒)를 배출해낸 고장. 어린시절을 유교의 본향인 안동에서 보낸 때문인지 김 교수에게선 어딘가 모르게 고향의 분위기가 풍긴다.
김 회장이 재직중인 국민대 학생들 사이에 그는 엄격하면서 부드러운 교수님으로 알려져 있다. 수업시간을 엄수하지 않는 학생들은 어김없이 불호령을 듣는다. 하지만 신의를 지키고 최선을 다한다는 기본원칙만 지키면 그 다음부터는 더없이 자상한 교수님이다. 그의 전공분야는 디지털설계 및 최적제어.
서울대 간호대 교수인 아내 최명애씨와의 사이에 2남, 취미는 등산과 테니스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