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소세 폐지" 첫주말 맞은 가전 유통업계 표정

 냉장고·TV 등 주요 가전제품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폐지된 후 첫 주말인 지난 4, 5일 일선 가전유통시장에서는 물량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대형 양판점은 「웃고」, 소규모 양판점은 「우는」 사태가 벌어졌다.

 원인은 국세청의 특소세 환급 재고조사로 가전업체들이 특소세를 환급 받기 위해 제품 출하를 연기하면서 일선 가전유통시장에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

 테크노마트, 용산전자상가, 국제전자센터 등에 몰려있는 소규모 가전대리점들은 지난 주말 특소세폐지를 기다려 온 대기수요가 일제히 몰리면서 재고 물량이 바닥나 사실상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일부 대리점들은 진열상품까지 판매하는 등 밀려드는 고객에 대응하려 했으나 워낙 물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전자랜드21, 하이마트 등 대형 양판점들은 지난 주말 밀려드는 고객에 희색이 만연했다.  

 창고비, 관리비 등을 부담하면서까지 최대한 물량을 많이 확보한 이들 대형 양판점은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면서 평소 주말의 2배 가까운 매출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자랜드21의 관계자는 『다른 매장에서 구할 수 없어 전자랜드 매장을 찾은 고객이 상당수 있었다』며 『이번 주말 대부분의 판매점들이 예약판매를 권유했으나 전자랜드 매장에서는 당일 판매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 관계자도 『물량 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지난 주말 매출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도 상황은 거의 비슷해 많은 물량을 확보해 놓은 업체들은 이날 큰 호황을 누렸으나 물량 확보를 못한 업체들은 예약을 받아 놓는 등의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고객을 놓쳤다.

 또 지난 주말 평소보다 많은 가전판매프로그램을 편성한 39쇼핑과 LG홈쇼핑에도 가전제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는데 김치냉장고의 경우 두 홈쇼핑업체 모두 물량부족으로 한정판매를 실시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판매된 물량은 39쇼핑이 약 350대, LG홈쇼핑이 540여대로 이 회사 관계자들은 『방송이 나가고 20여분만에 물건이 매진되는 등 물량만 충분하면 얼마든지 판매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편 절대적인 물량부족으로 영업에 큰 차질을 빚은 소규모 양판점들을 중심으로 가전업체와 관련기관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가전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로서도 당장 출고하고 싶지만 특소세 환급을 위해서는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금이라도 빨리 국세청 재고조사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