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취업정보업체들이 올들어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캐리어서포트, 인크루트, 잡링크 등 순수 인터넷기반의 취업정보업체들은 창사 1년여만에 1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중견 취업정보업체로 급성장, 취업시장의 틀을 뒤흔들고 있다.
가물에 콩 나듯 열리는 대기업 취업길도 일부 명문대가 독식하는 상황에서 투명한 정보공개가 특징인 인터넷취업정보서비스는 많은 사람들의 호응 속에 구인구직시장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지난 2년간 IMF체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엄청난 변화 속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구조조정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실직자가 쏟아져 나왔고 꽁꽁 얼어붙은 취업문 앞에서 젊은이들은 우울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역설적으로 이렇듯 암울한 고용상황은 국내 인터넷 취업정보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오프라인 취업정보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많은 구직자들이 PC통신 같은 온라인매체로 몰리기 시작했다.
특히 그동안 구직자에게 유료로 제공되던 취업정보서비스도 최근들어 기업체로부터만 회비를 받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 복수의 취업정보서비스에 신상정보를 올려놓아도 경제적 부담은 적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 3년 안에 국내 인력시장은 인터넷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취업정보서비스를 통해 구인·구직을 원한다면 귀찮더라도 많게는 100여가지에 달하는 취업조건을 인터넷상에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
임금수준, 출·퇴근시간, 휴가조건, 원하는 직종, 수상경력까지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기입해야만 원하는 직장, 사람을 구할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의 인터넷 취업정보서비스는 다양한 조건을 한꺼번에 찾을 수 있는 멀티검색이 가능하므로 상세한 정보를 기록해도 검색과정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인터넷취업에는 이력서작성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다.
인터넷취업정보를 이용하는 기업체 대부분이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인원채용을 결정하므로 평이한 형식의 이력서보다는 적극적인 자기PR의식을 갖고 쓴 이력서가 효과적이다.
또 연례행사처럼 정기적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던 방식도 수시채용으로 변화함에 따라 이미 인터넷취업서비스업체에 제출한 이력서라도 자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좋다.
어느 순간 거쳐갈 유망기업체 인사팀의 채용검색조건에 자신의 이력서가 걸려들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필요한 인력을 필요시기에 개별적으로 채용하는 상황에선 졸업시기가 아닌 학생도 항시 구인시장에 자신의 능력과 경력을 게재하고 원하는 기업체와 몸값을 거래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또 현재 직장을 가진 사람이라도 더 나은 조건을 위해 상시 구직활동을 하는 모습이 미래의 직업정보시장에서는 매우 보편화할 것이다.
인터넷으로 인재를 구하는 기업체도 직원채용에 대한 기존 틀을 바꿔야 한다.
인터넷 시대에 이력서를 온라인으로 받는다면서 반드시 자필이력서와 사진부착을 요구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은 이제 고칠 때가 됐다. 스캔받은 사진과 전자이력서만으로 모든 서류접수과정을 끝내고 불필요한 증빙서류는 과감히 없애거나 최종 검사과정에서만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취업원서를 위해 수십통씩 서류를 떼러 다니는 행태는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촌극이다.
또 기업체들은 인터넷 상에서 자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체의 직업환경을 위해 「준비된 인재」를 얻으려면 인터넷상에 가상 인력풀(Pool)을 만들어 놓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